[에디터 프리즘] 버핏의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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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프리즘] 버핏의 퇴장
버핏섬유회사워런 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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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일 세계 최대의 투자 회사 중 하나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올해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깜짝 발표했다. 연평균 수익률로 따지면 버크셔는 19.9%, S&P 500은 10.4%를 기록했다. 그의 은퇴 선언 이후, 버크셔 해서웨이 A 주가는 12%나 하락했다. - 에디터 프리즘,버핏,섬유회사,워런 버핏,버크셔 해서웨이,투자철학,가치투자,OPINION

2025년 5월 초, 뉴욕 증시는 한 노인의 은퇴 선언에 잠시 숨을 고르는 듯했다. 지난 5월 3일 세계 최대의 투자 회사 중 하나인 버크셔 해서웨이 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은 올해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깜짝 발표했다. 그의 나이 94세. 1965년 버크셔를 처음 인수한 이후 60년 만의 퇴장이다. 버핏은 한물간 섬유회사 를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나드는 글로벌 복합지주회사로 탈바꿈시켰다.

1965년부터 2024년까지 버크셔의 주가는 무려 550만%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 500의 누적 상승률은 3만9000%. 연평균 수익률로 따지면 버크셔는 19.9%, S&P 500은 10.4%를 기록했다. 1965년에 버핏과 함께 1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2024년 기준 약 5억5000만 달러로 불어났을 것이다.이 숫자는 단순한 수익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한 세기를 관통한 그의 투자 철학이 바탕에 깔려 있다. 60년 가까이 시장을 능가한 그의 전략은 단순히 복잡한 알고리즘이나 숫자놀음이 아니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끈기 있게 파고들고, 원칙을 지키며 위험을 관리하는 데 뿌리를 두고 있다. “10년간 보유하지 않을 주식이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 버핏은 항상 장기적인 시각으로 기업을 봤다. 단지 기업의 재무구조와 수익성뿐 아니라 사업 모델의 단순함, 이해 가능성, 그리고 경영진의 윤리성도 함께 살폈다. 애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코카콜라… 일상에서 사용하는 기업의 상당수는 그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돼 있었다. 시장이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기술기업에 열광했지만, 그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종목은 사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이는 버핏 시대를 상징하는 핵심 언어였다. 버핏의 투자철학은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의 ‘싼 주식을 사서 적정 가치에 팔아 수익을 내는’ 가치투자 이론에 뿌리를 두었지만, 동반자 찰리 멍거와의 협업으로 ‘우량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전략으로 진화했다. 그는 ‘해자’ 개념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가려냈고, 그 신념은 결국 애플 같은 사례로 결실을 보았다. 그렇다고 그가 무오류의 투자자였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주주 서신을 통해 실패를 인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의 첫 번째 실패는 아이러니하게도 ‘버크셔 해서웨이’ 인수였다. 1962년, 버핏은 자산 대비 싼 가격에 거래되던 섬유회사 버크셔의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주식 매입 조건을 교묘하게 바꾸자 이에 분노한 그는 결국 회사를 통째로 인수했다. “내 생애 최악의 투자였다.” 훗날 그는 이렇게 회고했다. 당시 미국 섬유산업은 구조적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었고, 버핏은 수년간 재건을 시도했지만 끝내 1985년 섬유 부문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이 쓰라린 실패는 버핏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었다. 섬유 부문에서 나온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보험회사 GEICO를 인수하며 투자 제국의 거대한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 버핏은 경영권을 그렉 아벨 등에 넘기기로 했지만 시장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의 은퇴 선언 이후, 버크셔 해서웨이 A 주가는 12%나 하락했다. 그 배경에는 ‘버핏 프리미엄’이 사라진 데다 3477억 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현금 보유액을 후계 경영진이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깔려 있다. 버핏이 남긴 건 숫자가 아니다. 사람을 먼저 보고, 신뢰를 중시하며, 빠른 수익보다 꾸준한 존속을 택한 그의 철학은 수많은 투자자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 그는 금전적 부보다 신뢰, 가족, 공동체와 같은 더 소중한 가치를 잃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결국 남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이 그의 메시지다 그의 은퇴는 한 성공한 투자가의 퇴장을 넘어선다. 한 시대의 이정표가 사라지는 순간이며, 다음 세대가 답해야 할 질문을 남긴다. ‘버핏 없는 시대에도, 우리는 버핏의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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