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투자기업 일반 기업 보다 3배 성장···산업 구조조정 직면한 韓, 사모펀드 역할론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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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앤컴퍼니 PEF 산업현황 보고서 국내 13개 주요 PEF 304개 딜 분석 포트폴리오 기업 해외수출 증가율 높고 연구개발, 설비투자도 평균의 3배

국내 인수·합병 시장을 주도해 온 사모투자펀드가 투자한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이 전체 기업 평균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2일 글로벌 컨설팅기관 베인앤드컴퍼니가 발간한 ‘한국 PEF 산업 현황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3개 주요 PEF가 투자해 지난해 까지 자금 회수를 마친 304개사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2%에 달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국내 전체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 보다 2.7배 높은 수치다. 이들 PEF 투자 기업은 또 해외 수출액 증가율, 연구개발증가율, 설비투자 증가율 등에서도 국내 산업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올렸다. 안지수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는 “일반적으로 PEF들이 투자 기업의 비용 절감에 주력한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그보다는 다양한 기업가치 제고 활동을 통해 기업의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키우는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투자 실패 처럼 일부 실패 사례도 있지만 국내 PEF가 전체 산업의 비효율을 줄이는 ‘구조조정 엔진’ 역할을 맡아 왔다는 평가도 적지않다. 대기업 사업재편의 주가 되는 카브아웃 방식 거래의 88% 정도를 PEF가 주도해왔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 한다. 실제 국내 PEF들은 대기업 비주력·비핵심 사업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키우는 등 국내 산업 구조 재편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을 해온 경우가 적지 않다. 토종 PEF 글랜우드PE의 한국유리공업 투자건이 대표적 사례다. 글랜우드PE는 2019년 말 프랑스 유리 및 건자재 기업 생고뱅의 계열사였던 한국유리공업을 3127억원에 인수했다. 한국유리공업은 1957년 국내에서 탄생한 1세대 토종기업이었으나 외환위기와 경영권 분쟁을 견디지 못하고 1998년 생고뱅에 매각됐다. 글랜우드PE는 한국유리공업 인수 후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하고 고부가 사업인 특수유리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후 1년 반 정도의 밸류업 과정을 거쳐 국내 대기업인 LX인터내셔널에 한국유리공업을 매각했다. 대기업이 처음 부터 바로 손대기 힘든 인수 건을 PEF가 기업 개선 작업을 통해 대기업이 인수할만한 ‘매력적인 선택지’로 만들어 냈다는 평가다. PEF는 SK그룹의 리밸런싱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SKC 필름가공사업부와 SK피유코어, SK 엔펄스 파인세라믹 사업부와 CMP 패드사업, SK스페셜티까지 3년간 총 5개 기업이 PEF 손을 거쳤다. 이중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스 사업부를 3300억원에 인수해 솔믹스로 사명을 변경, 올해 TKG 태광에 5000억원 중반대 가격에 매각해 주목 받았다. 솔믹스는 한앤컴퍼니 인수 이후 1년여간 EBITDA이 두 배로 뛰는 기업가치 상승 효과도 누렸다. 사모펀드들이 이 같은 질적 성장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기업 매각시 IRR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수후 연구개발, 설비투자 등 다양한 추가 투자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베인앤컴퍼니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사모펀드는 인수기업 매수를 위해 초기에 조달한 자금의 47% 정도를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투자했다. 인수 기업 밸류업 목적으로 주력사업과 연계성을 갖춘 기업과의 볼트온을 진행한 경우도 43건에 달했다. 볼트온 투자의 84%가 유관사업 진출, 해외진출, 밸류체인 확장을 위한 목적이었다.최근 5년간 국내 사모펀드가 AI,로봇, 반도체 등 정부 신성장동력 사업 기업에 투자한 비중은 전체 PEF 거래 규모의 41%에 달했다. 이는 직전 5년 비율 보다 2배 이상 커진 수치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주요 산업군이 구조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가치 제고와 과거 사업재편 과정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PEF들의 역할론이 재조명 받고 있다. 미국 정부의 관세 압박에 더해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기업 경영 환경 악화 속에 일부 대기업을 비롯해 철강·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 산업 구조조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만큼 자본과 운영역량·지배구조 개선 역량을 갖춘 PEF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홈플러스 사태 이후 인해 일부 정치권서 PEF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대어 차입금 상한비율 제한 강화 등 PEF의 경영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중인 가운데 일각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일부 헤지펀드 등이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지만 기관자금을 운용하는 대부분의 PEF는 기업 성장과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소방수’ 역할을 맡는다”고 짚었다.최원표 베인앤드컴퍼니 서울사무소 대표는 “국내 PEF는 숫자로 입증된 성과를 바탕으로 이미 한국 산업의 중요한 성장 파트너가 됐다”며 “이제는 규모·전문성·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시에 고도화해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자로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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