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식탁자연이 허락한 사계절의 기쁨을 채집하는 삶모 와일드 지음, 신소희 옮김 l 부키 l 1만9800원 인류는 1만년 전 ...
인류는 1만년 전 농경을 시작하기 이전에 수렵과 채집으로 먹고살았다. 오늘날에도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식료품을 사지 않고, 농사도 짓지 않고, 오직 땅과 바다에서 얻은 야생식만 섭취하며 생활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채취인이자 약초 연구자인 지은이가 자신의 거주지인 스코틀랜드 중부에서 1년을 꼬박 그렇게 살아낸 기록물이다.
겨울에 시작한 이 도전의 첫날 아침 메뉴는 여름에 강에서 잡아다 냉동해둔 연어를 구운 연어구이와 석잠풀 덩이뿌리, 어수리 잎이었다. 먹을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겨울 동안 이웃이 가져다 준 사슴고기가 그의 굶주림을 면하게 해주기도 했다. 지은이는 ‘식재료를 선물로 받을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선물한 사람이 자연에서 직접 얻은 식재료여야 한다’는 규칙을 정한 바 있는데, 사슴고기는 이에 해당했다. 기다리던 봄이 왔다. 4월10일 그는 점심식사로 나도산마늘과 쐐기풀 수프, 플랫브레드를 먹었다. 여름의 어느 날인 7월4일 저녁 메뉴는 마지막 남아 있던 사과를 먹어치운 4월22일 이후 처음 먹는 싱싱한 과일인 베스카딸기와 직접 만든 엘더플라워 아이스크림이었다. 가을인 10월10일의 저녁식사는 큰갈대버섯아재비 커틀릿, 해그물버섯 볶음, 다마사슴 어깨살구이, 갯근대로 했다.이러한 금욕의 1년에 도전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는 코로나19와 기후위기를 겪으며 ‘아픈 지구’에 공명했다. 그는 “나는 지구를 마음 깊이 사랑한다”며 “평생의 동반자가 암으로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처럼 서글픔, 절망감과 기적에 대한 희망이 뒤섞인 감정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연에 온전히 몰입하는 것이야말로 인간과 지구의 단절을 치유할 방법이라고 직감한다.
365일 야생식 대장정을 마친 지은이는 “이제 나는 새로워진 사람이 됐다고 느낀다”며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더 밝고 젊고 가벼워진 기분”이라고 자평한다. 그는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야생식을 계속할 생각”이라며, 지구와 인간의 치유를 위한 ‘야생의 식탁’을 계속 차릴 다짐을 밝힌다.끈질긴 언론,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 후원하기 후원제 소개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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