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교 다닌 지 한 달, 초등학생 아들의 우당탕탕 학교 적응기
올해 3월은 유독 추웠다. 초봄이라고는 하지만 겨울이 쉬이 물러나지 않은 나날들. 가뜩이나 추운 날. 첫째가 초등학생이 되었고, 더불어 내가 근무하는 학교로 입학을 하게 되면서, 우리는 누구보다 더 추운 한 달을 보냈다. 첫 초등학교 입학식날, 나는 같은 학교지만 입학식에 안 갔다. 정확히는 못 갔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첫날, 나도 4학년 아이들과 첫날을 맞이했기에 쉽사리 자리를 비울 수 없었고, 그런 나 대신 어머님이 아들의 입학식에 함께 해 주셨다. 혹여나 첫 입학식날 엄마의 부재로 아들이 실망할까 봐 아침부터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첫 학부모 공개수업날, 나는 같은 학교라서 공개수업에 가지 못했다. 전 학년 동시에 시작되는 수업이라 달리 방도가 없었다. 나는 뒤에 늘어선 학부모님들의 애정 어린 눈빛들에 내 눈빛을 겹쳐보며 그날의 수업을 마무리했다. 속으로 의문을 품은 찰나,"엄마 엄마~"하며 1층 현관에 까랑까랑하게 울려 퍼지는 아들의 목소리. 엄마가 반가워 만면에 미소 띤 아들에게, 당황한 나는 미간을 좁히며 눈짓으로 백 마디를 던졌다. 그리곤 고개를 돌려 서둘러 1층 급식실로 향했다. 나는 거친 숨을 고르고 자리에 앉았다. 급식시간이 끝나고 다시 연구실로 가보니 아이는 이미 영어학원 버스를 타러 간 뒤였고, 책상 위에는 아이가 남긴 금색 초코바 봉지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나는 그 초코바 봉지를 멍하니 바라보며 이곳에서 외로이 시간을 견뎠을 아들의 모습을 가만히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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