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언의 오늘+] 의사와 정부의 치킨 게임? 환자 생명이 걸린 인질극이죠 |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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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딘을 청춘스타로 만든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의 배짱 싸움 장면을 기억하십니까? 주인공 짐과 학교 ‘일진 짱’ 버즈의 대결이었죠. 해안 절벽 쪽으로 각자 동시에 차를 몰고 질주하는 시합에서 먼저 차 문을 열고 뛰어내리는 쪽이 ‘겁쟁이’가 되는 내기였습니다. 출발 신호를 보내는 역할은 버즈의 여자친구이자 짐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주인공 주디가 맡았습니다. 둘에게 절대 져서는 안 되는 절체절명의 자존심 대결이 된 것이죠.

정부와 의사들의 충돌을 치킨 게임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존심을 건 극한의 대결이라는 것입니다. 치킨 게임은 두 당사자의 목숨을 건 싸움입니다. 잘못되면 그중 한쪽, 또는 둘 다 크게 다치거나 생명을 잃습니다. 그런 점에서 의정 대결 양상을 치킨 게임에 비유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 싸움에 희생될 수 있는 삶은 두 당사자 측이 아닌 환자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의사 단체는 “정부는 의료계를 이길 수 없다”고 합니다. 여기에 정부는 “의사는 국민을 이길 수 없다”고 맞섭니다. 볼모로 붙잡힌 환자들은 불안합니다. 수술이 연기되고, 진료 예약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응급 환자 처지가 미뤄집니다. 어제 SNS에서 본 환자들의 글에 마음이 아픕니다. “정부나 대통령이나 의사들이 너무 밉다. 내 새끼 초등학교 입학은 지켜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수술은 할 수 있을까?” “그냥 아픈 내가 X신이고 스스로 볼모고 얼른 죽어야 할 대상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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