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프리즘] 은행 개혁,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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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올려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은행 개혁은 ‘용두사미’가 됐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내려가는 상황에서도 은행 가산금리가 오히려 올라갔다'는 지적에 대해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은행들이 신규 대출금리를 올렸다. - 에디터 프리즘,은행,개혁,은행 가산금리,대출금리 인하,은행 개혁,한은,금리,가계부채,OPINION

“경기 침체기에 고금리 정책은 결국 ‘죽을 놈은 빨리 죽으라’는 것과 같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식 구조조정이죠. 지금은 상생을 위한 대출 관리가 필요한 때입니다.”한은 금리 내리는데, 은행 엇박자2023년 초,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며 은행 개혁 을 선언했다. “과도한 은행의 돈잔치로 국민들에게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은행 개혁은 ‘용두사미’가 됐다. 과도한 ‘이자 장사’로 비난받던 5대 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 규모는 50조원을 넘어섰다. 2022년 약 36조2000억원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은행권은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서민들의 대출 부담은 여전히 가중되고 있다. 은행들의 눈부신 실적은 ‘이중적 금리 정책’ 덕분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5%에서 3.0%로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3년 2개월 만의 금리 ‘피벗’이었다. 고금리에 신음하던 대출자들은 금리 부담이 줄어들기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신속히 낮춘 반면, 대출금리는 좀처럼 내리지 않았다. 결국 가장 큰 피해는 대출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국민, 특히 금융소비자들의 몫이 됐다. 은행들은 ‘가계부채 관리’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최근 은행권이 대출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속도는 더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내려가는 상황에서도 은행 가산금리가 오히려 올라갔다”는 지적에 대해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은행들이 신규 대출금리를 올렸다. 이제는 금리 인상이 아니라 대출 심사 강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관리’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쉽게 반박하기 어려운 절대 명제였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명목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줄고 있어서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언뜻 보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감소가 긍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현금 흐름 대비 부채 감소는 소비 부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소비가 줄면 내수 기업이 어려워지고, 이는 다시 실업률 상승과 고용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홍 대표는 “한은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 은행들은 이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기가 어려울 때 금리 부담을 높이면 오히려 기존 대출이 부실화될 위험도 커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취약계층의 대출 관리는 금리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성장을 유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관리가 필요하더라도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붙잡아 놓는 방식을 고집한다. 결국 이는 ‘은행만 좋은 일’이다. 손쉬운 이자 장사로 ‘땅 짚고 헤엄치기’를 하는 것은 금융 혁신과도 거리가 멀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예대마진으로 늘어난 수익만큼 은행의 서비스가 개선됐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2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올해 첫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시 ‘2%대 기준금리 시대’가 열릴 수 있다. ‘가계부채 관리’라는 명분 아래 대출금리를 인위적으로 묶어두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거대 금융자본이 우리 경제를 옥죄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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