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 보험금 빼먹기수조 적자와 의료 쏠림 유발도덕적 해이 방지책 거의없어美 등 보험사·병원 협약 활용韓 비급여 관리안 마련해야
韓 비급여 관리안 마련해야 "눈먼 돈이라고 생각해 빼먹지 않으면 바보 되는 분위기." 국민 10명 중 8명이 가입해 전 국민 보험이나 다름없는 실손의료보험에 대해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이다. 이른바 '보험금 빼먹기'가 벌어지고 있는 실손보험에 대한 눈총이 뜨겁다. 과잉진료·의료쇼핑 등으로 연간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며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 피해를 유발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돼왔는데, 이번 의료대란을 겪는 과정에서는 '의료 쏠림'의 원인으로도 작용해왔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손보험의 역사는 196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다른 보험의 특약 형태로 판매되던 것에서 벗어나 '단독 실손보험'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2012년부터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숙해졌고 도덕적 해이 문제도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도수치료를 비롯한 물리치료, 백내장 수술, 발달 지연 치료, 비급여 주사제 등까지 보험금이 새는 것으로 의심되는 비급여 치료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져왔다. 예를 들어 손해보험사들이 비급여 물리치료에 지급하는 돈은 2018년 1조원 수준에서 작년에는 2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비급여 주사제에 들어간 보험금은 1970억원 수준에서 5700억원가량으로 늘었다. 과잉진료를 넘어 성형수술을 도수치료로 둔갑시키거나 미용시술을 비급여 주사제로 탈바꿈시켜 보험금을 타내는 사례도 나온다. 실손보험의 대규모 적자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선량한 가입자의 피해로도 돌아온다.
일부에서는 실손보험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고, 이는 비필수 분야로 의료 인력이 쏠리는 편중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된 필수의료 현장에 남는 것보다 인기과로 개원해 비급여 진료를 하는 게 수입 면에서 더 좋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8~2022년 신규 개설 일반의원의 진료과목은 피부과가 21.9%로 가장 높고, 성형외과는 10.7%로 3위였다. 실손보험이 많은 문제를 양산해온 것은 과잉진료·의료쇼핑 같은 도덕적 해이를 막을 장치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공적 보험이건 민간 보험이건, 보험은 기본적으로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잘 갖추는 게 기본이다. 하지만 실손보험은 '선의에 기댄 제도'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이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미국은 보험사와 의료기관이 협약을 맺는 '관리의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보험 계약자별로 주치의를 정해 보험금 지급 대상인 의료행위를 관리한다. 독일·스위스·네덜란드도 보험사와 의료기관의 계약 등을 활용한다. 일본의 경우 건강보험 급여 항목과 비급여를 결합해 진료하는 혼합진료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비급여 부담을 지나치게 환자에게 지우거나,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이 돈벌이에 남용되는 것을 막으려는 게 이유이다.
실손보험으로 불거지는 사회적 문제가 많다 보니 정부에서도 제도를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대안으로 공공기관이나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비급여 항목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강보험이 커버하지 못하는 공백을 메우는 데 활용돼야 한다는 좋은 취지를 갖고 있는 실손보험이 건전하게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 이번만큼은 제대로 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이 실손보험 개편의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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