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항상 책의 '불타는 운명'과 함께했다, 그게 세상을 이룬다
인간은 항상 책의 '불타는 운명'과 함께했다, 그게 세상을 이룬다 1914년 8월 19일 독일군 장교 휘하의 부대가 벨기에 루뱅에 도착했다. 평온했던 거리는 밤이 되자 살육장으로 변했다.독일군 잔혹행위는 그날 사람만 해친 게 아니었다. 독일군은 루뱅대학 도서관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렀다. 중세시대를 견딘 건물의 장서가 불에 타 흔적도 남지 않았다. 1000년을 견딘 필사본, 중세철학과 신학 텍스트 희귀본이 방화로 하룻밤 새 소실됐다.루뱅대학 도서관은 1940년 5월 16일 또 재로 변했다. 제2차 세계대전 와중이었지만 원인은 불확실했다. 영국군들이 포탄을 터뜨려 불이 났다는 증언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어쨌든 두 번째 화재에서 불에 탄 책은 100만권. 1차 화재 대비 3배였다.
몬시뇰이란 이름의 사서는 1919~1961년 이곳에 근무하면서 빈 서고를 채우는 광경을 두 번이나 지켜봤다.전쟁과 이데올로기, 독재만이 책 방화범은 아니었다. 개인이 책을 불태우기도 했다. 피의자는 바로 그 책을 썼던 작가들이었다.카프카의 마지막 연인 디아만트 회고에 따르면 카프카는 늘 노트를 챙겼다."카프카가 노트를 불태우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고 디아만트는 기억했다.막스 브로트는"내 마지막 부탁이야. 내가 남기고 가는 모든 것, 일기, 원고, 편지, 초안 등 어떤 형태든 불에 태워줘"라는 카프카의 유언을 들었다. 친구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착한 친구가 될지, 그의 내면을 세상의 햇빛 아래 노출시키는 배반을 꾀할지 고민했다.작가의 방화는 후대를 의식하며 이뤄진다. 불만족스러운 작품을 세상에 내보일 수 없다는 극단적 자기검열이 '텍스트 살해'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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