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책, 시즌2] ② 살만 루슈디 ‘KNIFE(칼)’
② 살만 루슈디 ‘KNIFE’ 현대의 금서를 여행하는 ‘시즌2’입니다. 해로운 걸작, 불온한 명저, 필화를 겪은 세계의 금서를 여행합니다. 소장만으로 죽임을 당했던 책, 독재국가가 추방한 불온서적 등을 다룹니다. ‘금서의 역사’는 진행형입니다.검은 옷을 입은 한 청년이 무대로 뛰어듭니다. 청년의 손엔 예리한 칼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무대 위에 서 있던 노인은 죽음을 직감합니다. 2022년 8월 12일 오전 11시경, 미국의 한 강연장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입니다. 노인은 바로 소설가 살만 루슈디. ‘20세기 가장 뜨거웠던 금서 논쟁’의 주인공인 그가 살인명령을 수행하러 강연장에 침입한 암살자에게 테러를 당한 겁니다.
하지만 그건 실제 상황이었습니다. 목부터 찔린 루슈디는 셔츠가 붉은 액체로 젖었고 왼손 힘줄과 대부분의 신경이 끊어졌습니다. 또 얼굴 위쪽과 입 왼쪽, 가슴, 허벅지를 깊이 찔립니다. 청중은 그제서야 진짜 상황임을 알게 되지요. ◎ “…모든 인간은 안정된 세계의 그림 속을 살아가고 있다. 학교는 교육을 하는 장소이고, 회당은 예배를 드리는 장소다. 또 슈퍼마켓은 물건을 사는 곳이며, 무대는 공연을 위한 공간이다. 폭력은 ‘안정된 그림’을 깨뜨려 버린다. 현실은 해체되고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대체된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이슬람의 신인 알라가 현지의 고대 종교의 세 여신를 승인하면 현지 주민들도 이슬람을 공식 종교로 인정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슬람교는 절대 유일신의 종교입니다. 따라서 알라께서 ‘현지 종교’인 세 여신을 승인한다는 건 다신교가 되므로, 유일신 교리를 흔들고 정면으로 부정하는 모양새가 됩니다. 신앙의 측면에서 본다면 이건 ‘교리의 간음’으로 간주될 위험한 상상이었습니다.
이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쿠웨이트, 베네수엘라, 태국, 스리랑카, 케냐, 탄자니아, 수단, 카타르도 루슈디의 이 책을 금서로 지정합니다. 특히 파키스탄에선 ‘시위대 1만명’이 타이어를 불태우면서 루슈디를 규탄합니다. 파트와가 선포되자 영국 경찰은 루슈디를 보호합니다. 그러나 이 논쟁은 단지 한 작가의 생명을 보호하는 문제를 넘어 서방세계와 반서방세계의 양자 대결구도로 확전됩니다. 이게 어느 정도의 파장이었는가 하면 영국과 인도의 국교 단절까지 거론됩니다. “그래서, 그게 사람을 찔러 죽인 이유입니까?”따라서 루슈디의 이번 회고록 ‘KNIFE’는 저 긴 세월의 수많은 죽음을 관통한 문장인 것이지요. 루슈디 자신은 결국 살아남았지만 그의 소설 ‘악마의 시’는 예술계뿐 아니라 외교가와 정치권을 발칵 뒤집었고 그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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