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본영 |경제산업부 선임기자 지금 주가 상승은 만병통치약, 집값 상승은 만악의 근원으로 취급받는 듯하다. 실없으면서도 본질적인 질문을 해본다. 왜 같은 자산인데 주가는 오르면 좋고 집값이 오르면 나쁜가? 두 자산을 모두 가졌다면 다 쭉
코스피 지수가 사흘 연속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 17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 이날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지금 주가 상승은 만병통치약, 집값 상승은 만악의 근원으로 취급받는 듯하다. 실없으면서도 본질적인 질문을 해본다. 왜 같은 자산인데 주가는 오르면 좋고 집값이 오르면 나쁜가? 두 자산을 모두 가졌다면 다 쭉쭉 오르는 게 가장 신나는 일이다. 이재명 정부 시기는 많은 자산가들에게 충만감을 안겨주고 있다.
현 정부 고위 공직자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 집값 상승을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투로 얘기하면 제정신이냐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주거 공간인 집과, 없다고 생활을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는 주식은 다르지 않냐는, 또 다른 상식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여러분, 내 덕에 집값이 올랐으니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이라면 욕깨나 먹을 말이다. 돈에 관한 한 너무 솔직하고 관대한 미국에선 문제 되지 않았다. 트럼프도 미국 집값이 너무 오르자 최근에는 집값 안정을 거론하긴 한다.이재명 정부의 기조는 주가를 띄워 집값을 잡는다는 것이다. 부동산에 쏠리는 돈을 주식시장으로 흐르게 하고, 그러려면 주식시장을 더 키워야 한다는 간명한 논리다. 주식시장은 생산적 금융, 부동산시장은 비생산적 금융이라는 도식도 강조된다. 주식시장이 뜨거워진 것은 이런 맥락 때문에 더 반가운 소식인 것 같다. 정부·여당으로선 상법 개정과 주가조작 단속 강화 등 주식시장을 강조하는 정책의 효과라고 홍보할 수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경제 도약을 위한 이재명 정부의 노력을 주식시장이 증명하고 있다”고 했다. 역대 정부 중 초기 주식시장 상승세가 가장 크다니까 이상한 말은 아니다.그런데 불행하게도 집값 또한 날뛰었다. 이재명 정부에는 억울한 면이 있다. 집값 상승은 지난 정부가 공급 정책을 제대로 펴지 못한 결과로 볼 여지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감옥에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형법전에도 없는 ‘집값 급등 예비·음모죄’를 적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터에 주식시장은 띄우면서 집값은 잡을 수 있다면 글자 그대로 일석이조다. 돈이 부동산으로 가지 않으면 주식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주장은 얼핏 일리가 있어 보인다. 경제에서도 풍선효과는 흔하다. 대표적으로 주식과 예금은 주식시장 활황 여부나 금리에 따라 돈이 쉽게 이동하는 두 영역이다.그런데 부동산과 주식 사이에도 이 정도 관계가 성립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둘은 장기적으로 함께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다는 연구·분석 결과도 흔하다. 저금리 국면이 다시 펼쳐지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싸게 조달한 돈으로 집이든 주식이든 쉽게 사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돈이 되면 그만이다. 자산 종류는 그다음 얘기다. 부동산은 돈이 많이 든다는 정도의 차이는 있다. 게다가 자산 가치가 불어나면 씀씀이도 커진다는 자산효과도 발휘된다. 보유 주식 가치가 뛰면 부동산 투자에도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집값 상승이 주식 투자 확대의 지렛대가 될 수도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둘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나. 주식시장 자체의 한계도 간과하기 어렵다. 주식시장은 기업 자금 조달 통로로서 중요한 몫을 한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경제 성장을 반영하기는 하나 그 자체가 경제 성장은 아니다. 누군가가 보유한 주가가 급등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다른 누군가가 돈을 넣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주식 고수가 될 수 없고, 만약 모두가 고수라면 돈 버는 사람은 없게 된다. “내부자가 아니면서 주식을 거래하는 사람은 달빛 아래서 소를 사는 사람과 같다”는 말이 있다. ‘불장’에 속속 뛰어드는 이들 다수는 달빛 아래에 있으면서도 전반적 상승세와 정부의 적극적 부양 의지에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정부가 띄운다니까 그 말에 뜨는 자기실현적 예언 같은 측면도 있는 셈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역사에는 폭등과 폭락이 교차한다. 더 높은 곳에서 떨어질수록 추락의 고통도 크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코스피 5000’이라는 대망 실현을 위해 부동산 보유세 강화를 주장한다. 집값을 잡기 위해 ‘코스피 5000’에 도달해야 한다는 건지, ‘코스피 5000’을 만들려면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건지 다소 모호해지기도 한다.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은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부터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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