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자주 보는 그 나무, '양버들'입니다 양버들 한강 미루나무 성낙선 기자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산책을 나갈 때마다 나무들과 인사를 나눈다. 사람을 만날 때마다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듯이, 나무를 만날 때마다 손을 내밀어 그 거친 몸통을 살며시 쓰다듬는다. 꺼끌꺼끌한 수피에서 세월이 만져진다. 내 피부도 그처럼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 그렇게 인사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나무와 하나가 된 듯한 일체감이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나무가 꼭 내게 무슨 말인가를 속삭이는 것 같다. 하지만 귓전을 스치는 건 그냥 바람소리다.
양버들은 마치 환영 인사라도 나온 것처럼 길가에 한 줄로 죽 도열해 있는 모습이 정겹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하늘을 빗질하는 것 같은 광경도 인상적이다. 사람들은 그런 양버들을 보고 싸리빗자루를 땅에 거꾸로 꽂아 놓은 것 같다고들 말한다. 내 눈에는 때로 그 모습이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꽃처럼 보일 때도 있다. 나는 그 모습에서 하늘 높이 수직으로 솟구치는 상승감을 맛본다. 그런데 그렇게 멋진 양버들을 제 이름이 아닌 남의 이름으로 부르는 일이 빈번해 안타깝다. 사람들이 양버들을 미루나무로 알고, 또 그렇게 부르는 경우가 숱하다. 당장 검색어로 미루나무를 쳐 봐도, 관련 이미지로 양버들이 뜨는 걸 볼 수 있다. 양버들과 미루나무는 둘 다 수입종이다. 둘 다 비슷한 시기에 국내로 들어왔다고 한다. 일제강점기로 추정된다. 일제가 신작로를 만들면서 가로수로 이들 나무를 많이 심었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양버들과 미루나무를 보면서 옛날 고향길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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