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씨앗, 우리 삶에 놓인 뿌리를 잇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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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씨앗, 우리 삶에 놓인 뿌리를 잇는 이야기
토종씨앗기후변화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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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시대, 권태옥 농부가 넘겨받은 토종 씨앗의 이야기, 그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기.

비가 한참 오다 잠시 그쳤던 유월, 충남 논산의 더불어농원을 찾았다. 권태옥 농부를 만나기 위해서다. 권태옥 농부는 남편 신두철과 함께 저탄소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토종씨앗 을 지키고 있다. 오전 일찍 더불어농원에 도착했는데도 권태옥 농부의 하루는 이미 진작에 시작되었던 모양이다. 그는 비 온 뒤에 속절없이 자라난 풀을 솎아 내기 바쁘다. 평소에 다양한 작물을 섞어 함께 기르고, 풀도 함께 자랄 수 있도록 비닐을 치거나 과하게 솎아 내지 않지만 이렇게 비가 내리는 때에는 풀이 작물을 덮친다. 그러니 진짜 바쁜 건 손보다도 마음이다. 다시 비가 쏟아질 텐데, 이런 이상 기후에는 별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 농원 한편에는 텐트가 보인다. 신두철 농부가 집에 들어올 시간도 부족해 농원에서 tempat tidur. 이토록 정신없이 바쁜 유월에도 권태옥 농부는 찾아오는 이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인터뷰 이틀 전에는 더불어농원에서 마르쉐 햇밀장 10주년 이벤트가 열렸었다.

앉은키밀을 농사짓는 권태옥 농부와 밀로 음식을 만드는 작업자, 밀을 먹는 시민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고 했다. 권태옥 농부는 현재 논산시여성농민회의 회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농사를 지었던 것은 아니다. 젊었을 적에는 회사에 다니기도 했고 부산에 산 적도 있다. 어쩌다가 논산에서 농사를 짓게 되었냐고 묻자 그는 소탈하게 대답했다. '우리 집이, 친정이 여기니까. 그냥 땅이 있으니까 농사지은 거죠. 특별한 계기로 온 게 아니에요. 내가 토종 씨앗을 지키니까 사람들이 이걸 제일 많이 물어봐요. 어떤 계기로 농사를 짓고 토종 씨앗을 지키게 됐냐고요. 그냥 당연한 거예요.' 농사는 땅이 있으니 짓게 되었다. 토종 씨앗은 마을 어른들처럼 농사를 짓다 보니 지키게 되었다. 한때는 이 모든 것이 너무 당연해서 아무도 이유를 묻지 않았던 것들인데, 오늘날엔 자꾸만 사람들이 당연한 것을 묻는다. 그래서 권태옥 농부는 거꾸로 당연한 것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된 이 시대에 '이렇게 사는 것이 맞냐'고 묻고 싶어 한다. 이날 나눈 대화는 온통 당연한 것과 당연하지 않은 것에 관한 이야기였다. '씨앗을 밑지다'라는 말이 사라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요리하고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어떻게 왔는지 모른다. 아무리 당근을 많이 먹고 썰어도, 그 당근의 이파리며 줄기는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당근에도 꽃이 핀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이것을 잘 모르는 사람은 작물을 먹는 사람들만이 아니다. 작물을 기르는 농부들도 다른 작물들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농부들은 다국적기업에서 판매하는 이름 모를 모종을 사다가 작물이 상품이 될 만큼만 키우고 판다. 이 과정에서 농부들은 씨앗의 생김새나 작물이 꽃이 피고 열매 맺는 모습은 볼 수가 없다. 농사가 공장화되면 비료도 더 많이 들고 농약도 더 많이 든다. 다국적기업에서 판매하는 씨앗, 화학 비료, 농약이 한 세트다. 이렇게 집약적으로 농사를 지으면 땅을 망가트리고 기후 변화를 앞당기는 데 일조하게 된다. 그런데 왜 농부들은 공장식 농사를 짓고 있을까? 이렇게 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씨앗을 농부가 직접 만지지 못하는 것처럼 작물의 가격 형성에도 농부가 관여할 수 없다. 다국적기업에서 주는 대로 작물을 심고, 경매에서 불리는 대로 작물을 판다. '그렇게 해야 먹고 사니까 계속되는 거죠. 주권이 농민에게 있는 게 아니에요. 씨앗의 주인도 내가 아니고, 내가 지은 농산물의 주인도 내가 아니거든요. 이게 되게 심각한 문제예요. 그런데 모종을 사서 심은 시대가 그렇게 오래되지 않다니까요. 길어봤자 20~30년이에요. 그전에는 씨를 뿌려서 잘 걷었다가, 또 다음에 씨 뿌리고 그랬어요, 누구나. 만약 내가 심은 데서 씨를 하나도 못 구했어, 그러면 옆집에서 빌려와요. '누구 엄마, 나 이번에 150일 배추를 심었는데 하나도 안 나왔네, 씨앗을 밑졌네. 이거는 우리 친정 동네에서 갖고 왔는데, 시퍼런 콩이라고 밥에 넣으면 검은색 물이 안 나와서 너무 좋아. 이거하고 바꿔줘.' 그러면 서로 바꿔요. 씨앗을 돈 주고 사는 게 아니라 물물교환하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씨앗을 밑졌다는 단어가 없어졌어요. 시골에서도 그 말을 안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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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씨앗 기후변화 농사 지속 가능성 농업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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