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강독, 정확하게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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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지혜학교, 철학교육 이야기 7] 인문반 철학수업 톺아보기⑴

지혜학교 6학년 학생들은 학기 초에 고졸 검정고시를 치르고 난 뒤에 4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인문반 공부에 들어간다. 철학수업도 이 시기부터 진행된다. 세 꼭지로 이루어진 철학수업 중 첫 번째 수업은 화요일에 진행하는 '철학강독' 수업이다. 철학 텍스트를 '읽는' 수업이다.

학생들은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하냐는 표정을 짓지만, 나는 무시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여차저차 돌아가면서 한 명씩 읽고 다음 사람을 지목한다. 지목 당한 학생은 허둥지둥 문단을 요약한다. 주요 개념을 놓치거나, 핵심 의미를 건너뛰기도 한다. 그러면 내가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서 개념을 찾아 주고, 의미를 확인시켜 준다. 자신의 말로 요약하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는 문단을 떠받치고 있는 '주요 문장'을 찾는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대개 문단에서 중요한 문장은 문단의 앞이나 뒤에 나온다. 나는 학생들이 문단 요약이 서투르거나, 중요 문장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는다. 목소리 크기나 높이의 변화 없이 몇 번이고 재차 설명하거나 차근차근 설명을 하고 또 시범을 보인다. 단어의 의미를 모르거나 내용을 잘못 이해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는다. 모르는 내용은 가르쳐 주거나 자료를 찾아서 공유해주기도 한다.

그동안 학생들은 딱딱한 철학책을 읽을 때, 글줄을 설렁설렁 눈으로 훑으며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만큼만 읽어왔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도 대충 짐작하고 넘어갔다. 별 다른 생각도 질문도 없이 글자만 읽어 내려가거나, 어떤 글을 읽든지 간에 그 글과 별 상관이 없는 공상을 펼치거나 겉멋 가득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더 나아가 텍스트를 섣부르게 훑어내려가면 누구나 할 법한 표면적인 질문에 그치지만, 정확하게 이해하면 나만의 고유하고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이는 내가 나의 지도교수로부터 배운, '비판의 깊이는 이해의 철저성에 비례'한다는 점을, 나의 학생들에게 또다시 가르쳐 주는 과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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