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위 치유의 메시지, 8월까지 열리는 레이코 이케무라 개인전
일제가 조선의 경제를 독점하고 토지와 자원을 수탈할 목적으로 설립한 동양척식주식회사. 총 9개 지점 중 하나였던 대전지점이 문화재 복원 과정을 거쳐 복합문화공간 헤레디움으로 재탄생했다. 가슴 아픈 역사의 흔적 위에서 미래를 위한 새로운 유산을 만들어 나가는 헤레디움. 그곳에서 일본계 현대미술작가 레이코 이케무라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동양척식주식회사는 일제가 대영제국의 동인도회사를 본떠 1908년에 설립한 국책회사다. 일본 건축가 오쿠라구미의 설계로 1922년에 건립돼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대전체신청, 대전전신전화국을 거쳐 상업 시설로 사용됐던 건물이 2022년에 복합문화공간 헤레디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일제강점기의 식민지 수탈을 상징하는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과 일본계 작가의 전시회.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이 둘의 조합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헤레디움과 작가의 철학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중 오른쪽에 걸린 세 점의 대형 산수화 연작 은 쐐기풀, 황마, 종이 같은 자연 소재를 이용해 존재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모든 자연에 신이 깃들어 있으며 인간과 동물은 다르지 않다는 작가의 철학이 담겨 있다.1층 전시 공간이 수평선에 빛이 내려앉는 순간 같다면 2층 전시 공간은 수평선에서 빛이 사라지는 순간처럼 보인다. 작가가 유리 공예로 유명한 이탈리아 무라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다양한 유리 조각품 외에도 여러 점의 매혹적인 회화 작품과 설치 작품이 2층에 전시돼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은 고요히 잠에 빠진 듯 가만히 누운 여자의 형상을 한 다.고대 로마에는 전투에서 승리하고 돌아와 시가를 행진하는 개선장군 옆에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라는 뜻의 라틴어 '메멘토 모리'를 외치는 노예가 있었다. 오늘의 승리 앞에 우쭐대지 않고 항상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고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풍습이었다고 한다.
존재의 다양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레이코 이케무라의 전시를 통해 예술이 주는 위로의 힘을 직접 느껴보기 바란다. 레이코 이케무라의 개인전 은 오는 8월까지 헤레디움에서 진행된다.1951년에 일본 미에현 쓰시에서 태어난 레이코 이케무라는 스페인으로 건너가 미술을 공부한 후 스위스에서 본격적으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독일로 거처를 옮겨 현재 베를린에서 활동 중이다. 전 세계 29개국에서 500회 이상의 전시회를 열었으며 파리 조르주 퐁피두 센터, 도쿄 국립 현대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현대미술작가 이케무라는 일본과 서양,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의 독특한 조합을 추구해 왔다.
United States Latest News, United States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암울한 현실 '고운 시선'으로 표현한 작품 전시 눈길김주희 작가의 '그리운 편지'전... 서울 북촌 '마롱 갤러리' 전시
Read more »
“오빠, 이車 타면 너무 멋져” 기대했는데…미세먼지에 폭우·추위까지 ‘폼빠지네’ [세상만車]오픈카, 자유·해방·낭만 상징 불편하지만 탐나는 나쁜 車 티피오에 어긋나면 ‘꼴불견’
Read more »
김평안 작가, 음악으로 전하는 따뜻한 청춘 하모니[교육·문화 포커스] 음악으로 작가의 꿈을 다시 일깨우다
Read more »
친절하지만 비굴하지 않게 사는 법, 들어보세요정문정 작가의 를 읽고
Read more »
파리지앵 홀렸다…억만장자의 미술관 발칵 뒤집은 김수자의 ‘거울방’파리 사로잡은 김수자 전시 ‘호흡’ 피노 컬렉션 간판 작가로 선정 전권 위임받아 거울방 만들어
Read more »
BBC 선정 '가장 위대한 야생사진 작가' 내한… '희망이란 탄력회복성 전해'야생사진 거장 프란스 란팅 작가 작품 90여 점 오는 16일부터 전시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