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반가운 11번째 봄... 4.16 운동이 걸어온 '약속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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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1번째 봄이 찾아왔다. 따뜻한 햇살과 만개하는 꽃들이 반가우면서도 동시에 쓰라린 것은, 11년 전 4월, 우리에게 너무나 큰 상실과 깊은 슬픔이 각인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저 아프거나 슬퍼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여전히 희망을 꿈꾼다. 아마 그것은 4월이면 어김없이 가방에 노란 리본을 달고,...

그러나 우리는 그저 아프거나 슬퍼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여전히 희망을 꿈꾼다. 아마 그것은 4월이면 어김없이 가방에 노란 리본을 달고, SNS에 노란 리본 이미지를 올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며, 11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식에 수많은 이들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금도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세월호참사 이후 11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뜨겁게 이어지는, 기억과 애도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세월호참사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겠다는 약속은 지켜지고 있을까? 그 약속은 어떤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지키고 있을까? 그리고 그 움직임은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까? 그 추동력은 과연 무엇일까?언론은 경쟁하듯이 확인되지 않은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내보냈고, 그로 인해 피해자 가족들과 온 국민은 다시 한 번 깊은 절망에 빠졌다. 국민들은 TV 앞에 모여 단 한 명이라도 살아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했지만, 정작 구조의 '골든타임' 동안 국가는 없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저버리는 동안 공백을 채운 건 시민들이었다. 국가는 책임을 저버렸지만, 안타까운 마음으로 구조작업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누군가는 모든 걸 내려놓고 참사 현장으로 달려갔고, 누군가는 유모차를 끌며 동료들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세월호 탑승객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을 빛으로 수놓았다. 그들은 기적을 바라는 수많은 촛불로 어둠을 밀어내고 있었다. 세월호참사의 비극을 목격한 우리는"이게 나라냐" 깊게 탄식했다. 그리고 세월호 이전으로는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고. 이후의 시간은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고 다짐했다.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껴안으며 스스로 연대의 주체가 되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다짐은 거대한 흐름이 되었다.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길 위를 함께 걷다 보니 우리의 발걸음은 길이 되었다. 4.16세월호참사를 계기로 피해자와 시민이 함께 만들어간 사회적 연대, '4월 16일의 약속'을 실천해온 이 모든 흐름들, 우리는 이를 4.16운동이라 부른다.세월호참사 피해자가 운동의 주체가 되고 시민들이 그 곁에 서면서 4.16운동은 시작되었다. '진실을 찾겠다'는 의지 하나로 그 걸음을 시작했지만, 함께 걸어가며 4.16운동은 점점 어디로 가야할지 나아갈 방향을 구체화해갔다. 되돌아보니 4.16운동은 '재난참사 피해자의 권리'를 발견하고 구축하는 과정었다. 세월호참사 희생자를 추모할 수 있는 애도의 장을 만들고 희생자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도록 온전하게 수습할 방법을 함께 찾는 것, 왜 재난참사가 벌어졌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책임자가 응당 그 책임을 지도록 싸우는 것, 피해의 치유와 그를 위한 지속적인 추모를 실천해가는 것 등등. 우리는 세월호참사 피해자들의 운동을 따르며 피해자에게 어떤 권리가 있는지를 하나씩 알아가기 시작하였다. 4.16운동은 스스로 그 나아갈 길을 개척하며 계속 확장중이다. 세월호참사를 통해 이전의 재난참사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었고, 세월호참사를 넘어, 반복되는 재난참사의 재발 방지와 피해자 권리 침해의 재발 방지를 위한 방향으로 이어졌다. 나아가 '국가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며, '안전할 권리와 국가 책무를 확립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로까지 발전하였다. 단단하게 이어진 기억공동체를 바탕으로 국가와 사회에 대해 붕괴된 신뢰를 회복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운동으로 깊어졌다.4.16시민에게 이 길이 가능했던 이유를 물으면 그들은 '세월호 가족'이 앞장섰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4.16운동의 모든 전 과정에 피해자가 능동적으로 함께했다. 운동 과정에서 피해자 및 피해자 단체가 적극적인 역할을 도맡았고, 권리 확장의 주체로 섰다. 기억과 추모, 진실과 책임, 치유와 회복의 전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참여와 권리 실현을 중심에 두고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상을 구축해갔다. 반면 세월호 가족들에게 이 길이 가능했던 이유를 물으면, 가족들은 4.16시민이 있었기 때문이라 답한다. 4.16운동을 지탱해온 시민들의 마음속에는 아주 단단한 감정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것은 소중한 생명들을 잃음으로 인한 깊은 슬픔과 애도,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었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노란 리본을 만들고 분향소를 세우고 서로 연결되었다. 다시는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사회적 각성에 기반하여, 거대한 공적 슬픔은 서로를 향한 위로로 나아갔다. 깊은 애도와 사회적 각성, 자발성이라는 단단한 토대 위에 피해자와 시민들의 자구적인 재난공동체가 세워졌고, 이렇게 형성된 애도와 기억의 공동체들은 흔들림 없이 11년간 지속되어 왔다. 이러한 소중한 마음들이 '인권'에 기초함을 확인하며 4.16운동의 이론적 담론은 더욱 단단해졌다. 이 지반 위에 피해자의 권리와 시민의 안전할 권리를 세우고, 국가와 기업에게 그 책무를 요구할 근거를 마련해갔다. 4월 16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피해자들과 시민들이 함께 만든 이 4.16운동은 지금도 묵묵히 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책임지지 않는 국가를 대신해서, 누구보다 책임감 있는 시민들이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앞으로 이어지는 글들은 ① 애도와 기억공동체 ②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③ 피해자 권리 옹호 ④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4.16운동의 흐름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되짚어보려 한다. 세월호참사 11주기 시민대회의 이름은 '기억하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이다. 지난 11년간의 4.16운동을 통해, 기억하고 애도하는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어왔고, 앞으로 어떤 세상으로 바꾸어 나가려 하는지, 그 진솔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4.16연대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세월호참사 11주기를 맞아, 10주기에 발행된 를 바탕으로 지난 11년간 우리가 함께 만들어 온 운동과 가치는 무엇이었는지 그 의미를 되돌아 보려 합니다. 이 글은 4.16연대 사무처 활동가들이 함께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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