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생각한다. 성숙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걸 쏟았던 이십 대와 사랑하는 사람을 외롭게 했던 삼십 대. 지나간 사랑을 돌이켜보니 이십 대에 했던 사랑은 내가 없고 삼십 대에 했던 사랑은 나만 있다. 자기희생적인 사랑과 자기중심적인 사랑. 두 사랑 사이에서 나는 여전히 미성숙하다.
이동진 평론가의 추천 영화 목록을 보다가 눈에 띄는 한 줄 평을 발견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문득문득 떠오를 어떤 영화'. 그 뒤를 잇는 건 화려한 수상 내역이었다. '제65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제8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영화 평론가들이 극찬하고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작품, 바로 였다.영화는 구조대가 문을 부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정체불명의 악취에 경찰관은 코를 막으며 집 안으로 들어선다. 냄새를 쫓아 들어간 방에는 한 여성 노인이 가지런히 두 손을 모은 채 침대 위에 누워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안느'다. 그의 머리맡에 꽃잎이 뿌려져 있는 걸로 보아 누가 봐도 살아 있는 사람의 형상은 아니다. 어쩌다 이런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을까.
이 영화는 평안한 노후에 병이 찾아들면 삶이 얼마나 비극적인지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는데, 그는 현실의 잔혹함을 냉철하게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노년에 건강이 악화돼 거동이 어려워지면 활동 범위가 현저히 줄어드는데, 영화가 진행되는 120분 동안 거의 모든 일이 '집'에서만 벌어지는 것을 고려했을 때 병 든 노인의 생활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걸 알 수 있다. 집 안팎이 세계가 완전히 분리되는 점도 인상적이다. TV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 자기 남편에 대한 딸의 푸념, 방문객들의 근황 같은 것은 더 이상 안느와 조르주가 속한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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