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육지에서 돌아가신 영령 위로하는 송광사수륙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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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육지에서 돌아가신 영령 위로하는 송광사수륙대재 송광사수륙대재 오문수 기자

송광사 수륙대재가 열린 곳은 노량과 관음포 일대로, 관음포는 고려말 왜구를 무찌른 정지장군이 활약했던 곳이고 송광사 진각국사가 팔만대장경을 발상해 지리산 일대에서 뗏목으로 운반한 재목을 3년간 염장했던 곳이다.수륙재의 절차는 부처님의 위신공덕으로 악도에서 헤매는 중생을 건진다는 뜻이므로, 먼저 바다와 육지에서 돌아가신 고혼을 바닷가에 나가 청혼하는 의식으로부터 시작한다. 다음에 불보살을 모시는 시련 의식과 부처님께 공양하는 불공, 모든 중생을 위하는 설법, 그리고 영혼들에게 베푸는 시식, 중생에게 베푸는 회향, 마지막 위패를 태워 영혼을 보내는 소전 의식으로 진행한다.

49재나 수륙재가 죽은 자의 명복을 빌고 그 고혼이 극락왕생할 수 있도록 하는 불교 의식인 데 반하여, '예수재'는 살아 있는 동안에 공덕을 미리 닦아, 사후에 지옥 등 고통의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극락에 왕생하고자 하는 신앙에 의거한 불교 의식이다.조계총림 방장인 현봉스님이 '고려대장경 재조 판각불사는 바로 송광사가 발상지'라며 자세한 내막을 설명해줬다. 송광사 제2대 주지인 진각국사 혜심은 1232년에 몽골군이 침입하여 팔공산 초조대장경판을 태워버린 것을 안타까워하며 막강한 몽골군에 항거하기 위해서는 대장경을 다시 조성해 불사가 신심을 결집해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당시 지리산 일대에는 산벚나무, 후박나무, 돌배나무 등이 많이 서식하고 있어 경판의 재목을 구하기 쉬우며 벌채 후 뗏목을 만들어 섬진강이나 뱃길을 따라 남해 관음포로 운반해 바닷물에 절여 말리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뗏목으로 운반된 목재는 관음포 앞바다에서 3년 동안 염장한 후 16년 만에 완성됐다.

"관음포는 섬진강과 남해가 만나는 곳으로 지리산 일대의 목재를 운반하기에 용이한 곳입니다. 또한 남해를 포함한 진주지역은 무신정권 실세인 최우의 식읍지였고 최우의 처남인 '정안'이 남해에서 대장경 조성에 참여했어요. 그리고 송광사 주지 진각국사 혜심이 남해 지역에 '하방사'를 중창하고 '망운암'을 창건하는 등 불교를 수용하는 여건이 조성되었습니다."대장경을 판각한 지 132년이 지난 1383년 5월, 왜선 120척이 침입해 온다는 연락을 받은 정지장군은 나주와 목포의 전선 47척을 이끌고 남해 관음포로 달려와 화포로 적의 선봉 17척을 완파시켰다. 왜군은 2000여 명의 전사자를 내고 퇴각했다.그로부터 215년 후인 1598년, 이순신 장군과 명나라 진린도독은 순천왜교성에서 귀국을 애걸하는 고니시 유키나가의 퇴로를 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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