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14나노 이하 칩 중국 판매 허가 필요, 화웨이와의 '뒷문 유출' 방지
중국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미국 정부의 추가 규제가 주목받고 있다. 1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19일 임기를 마치는 바이든 행정부가 막바지까지 대중국 AI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14나노미터 이하 공정으로 제조된 고급 칩을 중국에 판매하려면 미국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새로운 규제가 발표될 전망이다. 이번 규제는 화웨이 등 미국 제재 대상 기업과의 거래를 피해왔던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들이 중국 스타트업을 통해 화웨이에 '대리 주문'을 하는 '뒷문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10월 화웨이 제품에서 TSMC 가 제조한 칩이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TSMC 는 회사를 불문하고 중국에서 오는 첨단 칩 주문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신규 규제는 이러한 '뒷문 유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파운드리 업체들이 고객을 더욱 면밀히 조사하고 실사를 강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 반도체 제조업체인 SMIC은 아직 14나노 이하 고급 칩 제조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미국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첨단 파운드리 3사인 TSMC, 삼성전자, 인텔만 단속하면 중국이 첨단 AI 칩을 손에 넣지 못할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계산이다. 중국 기업들은 주로 TSMC에 위탁 제조를 맡겨왔다. 그러나 삼성 파운드리 또한 시장 축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삼성이 아직 미국 빅테크 등 대형 업체를 파운드리 고객으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의 문이 닫히고 있어서다.미국의 추가 규제는 13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AI·반도체 국가별 수출 통제의 후속 조치이다. 상무부는 국가를 ‘동맹국-중간국-우려국’으로 나눠 각 그룹에 수출할 수 있는 AI 기술·칩의 한도를 설정했다.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은 미국의 AI 기술·칩을 수입하는 데 제한이 없지만, 그 외 국가들은 여기에 접근할 때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AI 모델의 성능이 업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개발 비용이 메타(페이스북 운영사)의 AI 모델 라마의 100분의 1 정도만 들었는데도, 성능 평가에서 뛰어난 점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딥시크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중국 수출이 막히기 전에 사놓은 구형 GPU를 활용해 AI 모델을 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중국이 AI 훈련용 반도체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더 강하게 규제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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