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회사, 밤에는... 이러다 대상포진 걸렸습니다 부업 유튜브 영상 투잡 프리미어 정누리 기자
대상포진에 걸렸다. 20대에 대상포진이라니. 오른쪽 귀 뒤쪽부터 이마까지 온통 수포가 피어올랐다. 불개미에 물린 것처럼 따끔한 것이, 뜨겁고 화끈거린다. 고름이 끈적하다. 종종 피곤하면 피부 발진이 올라오긴 했지만, 이처럼 얼굴까지 퍼진 적은 없었다.
둘러보니 이미 친구들은 겸업을 하고 있었다. 출판사 직원이면서 심야 물류 배달원, 간호사면서 웹소설 작가, 스타트업을 다니면서 주말엔 카페 알바생. 우리들의 은밀한 이중 생활. 명함도 여러 개다. 자, 나는 어떤 새로운 가면을 써야 하나.겸업을 하기 전 다행인 점은 세 가지였다. 첫째, 지금 다니는 회사가 투잡에 너그럽다는 것. 둘째, 본업의 강도가 그렇게 세지 않다는 것. 셋째, 내가 제법 멀티에 능하다는 것. 하나에 집중한 와중에도 그 다음 것을 잊지 않는다. 에 나오는 가마 할아범처럼 머릿 속의 팔이 여러 개랄까. 벽에 붙어있는 수백 개의 칸 중에서 필요한 팻말만 쏙쏙 찾아낸다. 뭐, 그런 할아버지도 치히로라는 뜻밖의 등장인물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지만. 내가 대상포진에게 KO패 당했듯.
커서는 아버지가 선거에 나갈 때마다 홍보영상을 만들었다. 출판 기념회나 SNS 선전용이었다. 전문적이진 않았지만, 후보 옆에 24시간 붙어있는 PD니까 캐릭터 파악만큼은 확실했다. 만든 영상을 다같이 볼 때마다 거침없는 돌격대장이었던 국장님의 콧잔등이 새빨개졌다. 무엇보다 후보 본인인 아버지가 큰 힘을 받았다. 무지 열심히 했다. 코로나 때문에 눈물, 콧물 흘리며. 그러나 연락은 오지 않았다. 구독 취소를 누를까. 그러나 그건 너무 쪼잔해보이니 그만 두자. 몇 달 뒤 잊어버리고 본업에 집중하던 순간,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그때 그 유튜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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