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무도한 정권도 그들의 사랑을 막을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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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이 박정훈에게] 한강의 소설과 참사 유가족들: 작별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는다

그날은 꽤 즐거운 토요일이었습니다. 아내가 독일 출장을 갔다가 13일 만에 다시 한국으로 오는 날이었으니까요. 인천공항에서 아내를 태워서 집에 돌아오니,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에선 소박한 핼러윈 축제가 벌어졌습니다. 아이들은 분장을 하고, 부모들은 사진을 찍는 통에 아파트는 저녁까지 시끌벅적했습니다.

정훈님, 저희 둘 다 일터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훈님은 노조에서 기업의 부실한 안전관리, 혹은 국가의 폭력이나 방치 속에 죽어간 사람들을 추모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합니다. 저는 그러한 현장을 취재하거나 유가족들을 인터뷰합니다. 그때마다 이곳과는 또 다른 평행세계에 있는 그들의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카메라 앞에 서지도, 울지도 않고, 여느 때처럼 가족이나 동료와 저녁을 먹는 모습이요. 당시 고 배은심씨는 제게 이렇게 말하더군요."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그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이를 잃은 뒤에 30년 넘게 전국을 돌아다니고, 경찰과 싸우고, 길바닥에 드러누웠다고 했습니다.

소설에서나 현실에서나 유가족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빨갱이·폭도'라고, '데모꾼'이라고, '놀러 갔다가 죽은 것'이라고 하는 세상을 향한 일종의 결의였을 겁니다. 가족의 억울한 죽음이 정작 사회에선 어떤 의미도 지닐 수 없을 때, 혹은 무시나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을 어느 누가 견딜 수 있을까요. 그러므로 그들의 삶은 본질적으로 권력자가 폭력을 통해 '절멸'하려 했던 '인간다움'을 지키고자 하는 투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겠죠."를 쓸 때에는 뭔가 제 몸을 빌려주는 거라는 생각을 하긴 했어요. 그러니까 그게 샤머니즘적인 생각이라기보다는 일단은 너무나 압도적인 고통이고 그런데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잖아요.

조 감독은 꿈 장면에 대해 한 세월호 생존자의 실제 꿈을 모티브로 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아버지가 아프실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그의 몸을, 저 통증을 나는 전혀 알 수 없다. 그런데 내가 저 사람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직접 겪어보지 않는 이상 타인을 이해한다는 건 나의 생각일 뿐이고 실은 전혀 가닿을 수 없는 영역이라는 걸 인정해야만 했다"라며 너와 내가 뒤바뀌는 장면을 넣고 싶었던 이유를 설명합니다. 정훈님도 아실 겁니다. 누군가는 그만 싸우라고 이야기합니다. 잊으라고, 지우라고도 하죠.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도,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도, 오래전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에게도요. 그러나 작별하지 않으려는 이들의 사랑과 애도의 생명력은 매우 끈질기다는 것을 우리의 역사가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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