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나의 스승]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 대통령에게 전하고픈 한 아이의 옹골찬 다짐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를 앞둔 2023년에 1950~1960년 서슬 퍼런 냉전 시대 용어를 듣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멸공 방첩', '때려잡자 김일성', '무찌르자 공산당'과 하등 다를 바 없는 거친 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입에서 무시로 튀어나오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용어만으로는 분이 안 풀렸는지, 전체주의까지 이어 붙여 적개심을 표출했다.
교과서에는 사회주의라고 기술되어 있지만, 그것이 공산주의와 다르지 않은 의미라는 것도 안다. 몇몇 아이들은 공산주의라는 말이 지닌 뿌리 깊은 편견 탓에, 에둘러 사회주의로 표현한 거라는 나름의 분석까지 덧붙인다. 교육과정이 개정되고 교과서의 내용이 조금씩 수정 보완되면서, 공산주의는 그들에게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시대사조로 익숙한 용어가 됐다.특히 일제강점기 공산주의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은 호의적이기까지 하다. '반공이 국시'였던 시절이 워낙 길었던 탓에, 공산주의라면 무조건 싫다는 아이들도 더러 있긴 하다. 그러나 그들조차 '지금 공산주의와 그때의 공산주의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잘라 말한다. 적어도 일제강점기 공산주의는 '우리 편'이었다는 거다.
조선공산당은 일제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당시 일본 내에서 공산주의 세력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진력하던 차였다. 일제는 일본에서 그들을 탄압하기 위해 제정한 치안 유지법을 조선에도 그대로 적용하였다. 치안 유지법 제1조는 '사유재산제도를 부인하는 걸 목적으로 결사를 조직하거나 그 사정을 알면서 이에 가입하는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 치안 유지법을 활용한 무자비한 탄압에 조선공산당은 이내 해체당하고 만다. 그뿐 아니었다. 1920년대 농민들과 노동자들이 생존권을 요구하는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공산주의가 든든한 이론적 배경이 돼주었기 때문이다. 농민조합을 결성해 친일 지주의 횡포에 맞서고, 민족 차별과 부당 해고에 반대해 노동 쟁의를 조직하는 데도 힘을 보탰다. 이후 농민운동과 노동운동은 일제의 식민 통치를 전면 부정하는 항일 투쟁으로 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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