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는 '의원에 가보니 다른 환자에게도 의사가 '실손 있냐'고 묻고 비급여 진료를 적극 유도하더라. 서남규 국민건강보험공단 비급여관리실장은 '비급여 진료비 증가분의 약 56%가 실손보험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비급여 진료 때 진찰료나 검사료 등 건보 진료를 함께 하기 때문에 비급여 진료 증가는 건보 재정에도 부담을 안긴다.
조모씨는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정형외과의원에서 예정에 없던 어깨 도수치료 를 받았다. 이 의원은 아내가 어깨 치료를 받던 곳이다. 병원 측이" 실손보험 을 적용해 줄 테니 남편을 데리고 오라고 권유했다. 보험 명의도용은 불법인데도 병원이 비용 할인을 미끼로 환자를 유치한 것이다. 조씨는"의원에 가보니 다른 환자에게도 의사가 '실손 있냐'고 묻고 비급여 진료 를 적극 유도하더라.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의료비의 일정액을 보상하는 실손보험은 '제 2의 국민건강보험'이라고 불릴 정도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실손 가입자는 2006년 약 1300만명에서 지난해 3600만명으로 늘었다. 보험사가 지급한 실손 보험금은 2017년 7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14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8조원은 순수 비급여 진료비, 6조1000억원은 법정 본인부담금이다. 실손보험은 의료기관의 '비급여 영업'과 일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야기한다. 의료기관은 손쉽게 매출을 올리려 비급여를 환자에게 권유하고, 환자는 부담이 크지 않으니 꼭 필요하지 않은 진료를 받는다."실비 가입하셨냐"는 의사의 질문은 일상이 됐다. 서남규 국민건강보험공단 비급여관리실장은"비급여 진료비 증가분의 약 56%가 실손보험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비급여 진료 때 진찰료나 검사료 등 건보 진료를 함께 하기 때문에 비급여 진료 증가는 건보 재정에도 부담을 안긴다.4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8개 병·의원을 돌면서 342번의 체외충격파·도수치료 등을 받았다. 그리고 보험사에 8500만원 넘는 실손 보험금을 청구했다. 대학생 이모씨는 '실손 쇼핑'에 익숙하다. 아프지 않아도 조금만 피곤하면 영양 수액 주사 맞으러 학교 근처 의원에 간다. 도수치료도 종종 받는다. 그리고는 실손 보험금 청구에 나선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이 올 1~8월 지급한 실손 보험금은 5조48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늘었다. 법정 본인부담금보다 비급여 증가 폭이 크다. 특히 대형병원은 법정 본인부담금 4% 줄었지만, 비급여 진료비 지급분은 3% 늘었다. 도수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만 따지면 올 1~6월 실손 보험금은 1조14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늘었다.의료기관들은 실손보험을 활용해 새로운 비급여 유행을 만들어 낸다. 2022년 대법원이 백내장 다초점렌즈 삽입술을 '입원 인정 불가'로 판결하자 실손 지출이 크게 줄었다. 대신 지난해 비급여 주사제가 1위로 올라섰다. 아동 발달 지연은 꾸준히 유행을 타고 있다. 성형외과·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우후죽순으로 '아동 발달 클리닉'을 세우고, 언어 치료 명목으로 비급여 진료비 20여만원을 받는 식이다.
이처럼 비급여와 밀착한 실손보험은 외국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 보험사는 민간 의료보험으로 환자에게 필요한 1~2인실 입원비, 암 치료비 등을 보장해주는 정도다. 일본 고베의 미용성형외과 개원의인 스기모토 이사오는"환자가 민간 보험에 가입했다면서 추가 진료를 요구하거나 의사가 같은 이유로 다른 진료를 권유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실손은 같은 민영보험인 자동차보험보다 너무 허술하다. 자동차보험은 물리·운동 치료 등의 이학요법료 행위를 먼저 하고, 호전되지 않으면 도수치료를 하게 돼 있다. 실손은 이런 기준이 없다. 실손보험의 도수치료 비용은 평균 10만7000원으로 자동차보험·산재보험의 세배에 달한다. 자동차보험 수가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토교통부 소관 진료수가분쟁심의회가 챙긴다. 진료비 심사는 전문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대행한다. 실손보험은 이런 게 없다. 보험사들이 심사할 능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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