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20주년-상] 한반도 현대사 뒤바꾸며, '새천년' 상징했던 한국고속철도
한국인의 교통은 2004년 4월 1일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이후로 한반도 안에서의 물리적·시간적 거리를 300km/h라는 경이로운 속도로 좁혔고, 전국 어디서나 2시간 반이면 다른 어디로도 갈 수 있는 일일 생활권 시대가 펼쳐졌다.
당시 초호화 열차였던 관광호는 1964년 개통하면서 일본의 고도 경제기를 상징했던 신칸센의 전두부를 그대로 벤치마킹했다. 물론 최고속도는 당시 신칸센의 시속 200km에 한참 못 미치는 90km/h였고, 전동차인 고속열차와 달리 디젤 기관차의 앞머리를 개조한 것에 그쳤지만, 고속열차에 대한 열망은 이미 시작된 셈이었다.그런 고속열차가 실제 한국에서 달릴 수 있다는 것이 가시화된 것은 1989년이었다. 당시 국책사업으로 신국제공항 사업과 함께 경부고속철도를 선정하면서 그간 '외국에는 이런 것이 있다더라' 수준에서 그쳤던 고속철도라는 단어가 사람들 사이에서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1998년 4월 18일은 한국고속철도 역사에 길이 남을 날 중 하나다. 프랑스에서 제작이 완료된 고속열차의 1호기가 부산항에 도착해 한국 땅을 밟았기 때문이다. 당시 프랑스에서 주류로 운행되던 TGV 레조 차량을 기반으로 한 한국고속철도의 차량은 1999년 1차 구간이 개통된 고속철도 시험선 위에 올라서게 됐다. KTX의 시대가 가까이 왔음을 체감할 수 있었던 계기도 있었다. 철도청은 2003년부터 KTX가 운행할 주요 기차역의 리모델링 및 재건축을 통해 역사 환경을 바꿔놨다. 지금의 서울역·용산역·부산역 등 주요 역사의 모습은 KTX 개통과 함께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
당시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린 시간은 3시간에서 3시간 30분 남짓. 열차가 시원스레 내달리는 고속선 구간에서는 객차마다 설치된 TV에서 실시간 속도를 알렸고, 열차에 300km/h 표시가 나올 때면 탑승객들의 경탄이 쏟아지곤 했다. 고속열차는 그렇게 '신고식'을 마쳤다. 이후에도 KTX는 2012 여수 세계 박람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등 대한민국의 '새천년'을 책임졌던 굵직한 행사마다 존재감을 뽐내곤 했다. 특히 이들 행사를 위해 서울과 개최지역을 잇는 KTX가 개통하면서, 지역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지역 관광의 일등 공신이 되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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