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 사진 미리 준비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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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날 받아 놓고 왔다"는 이웃 할머니 말씀에 헛헛해진 마음

삼일절 연휴였던 지난 주말, 벼르던 장작 패기에 나섰다. 화목난로가 유일한 난방 수단인 시골집이라 따뜻한 겨울을 보내려면 장작을 미리 마련해 두어야 한다. 해가 바뀌면 봄이 오기 전에 하는 연례 행사다. 귀촌 11년 차에 접어들었으니 그 햇수만큼이나 이젠 익숙해진 일이기도 하다.

거대한 통나무를 화목난로에 넣기 위해서는 고단한 작업이 필요하다. 난로 크기에 맞춰 통나무를 엔진톱으로 자르고 도끼로 쪼개야 비로소 장작이 된다. 재단한 장작은 비를 피하도록 처마 아래 차곡차곡 쌓아둔다. 다시 겨울이 돌아올 때까지 볕과 바람의 도움으로 서서히 마를 것이다. 이렇듯 시골의 월동 준비는 한 해를 앞서간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적에는 수확한 농작물을 슬그머니 두고 가신 적도 많았다. 지나다니시며 무심한 듯 마늘쫑과 호박을 가져다주셨고 이제 막 타작한 서리태를 건네셨다. 그것이 마트에서 얼마에 팔리는지와 관계없이 모든 수확물은 귀하다. 더위와 추위에 맞서 올곧이 정성을 다해 땀으로 키운 것들이기 때문이다.

인생이 무상한 듯 "기가 맥혀"라는 말만 되뇌는 어르신께 할 말을 찾기 어려웠다. '몸이 안 아픈 곳이 없어 이제 갈 때도 되었다'는 이야기, '그동안 도움받은 게 많은데 말도 없이 가버리면 욕하지 않겠나 싶어 이거라도 들고 왔다'는 말이 이어졌다. 먹먹한 말과 회한에 잠긴 목소리, 순간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하고 마음은 어떻게 다잡아야 할지 길을 잃었다. 그 부질없는 준비가 안타깝게 느껴졌다. 기실 영정사진은 남은 자의 몫 아닌가. 사랑하는 이가 떠나고 나서 만들어도 될 일이다. 그런 것에 마음의 준비라는 게 있을 수 있을까 싶지만, 누군가의 마음을 헤집어 놓으면서까지 꼭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할 일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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