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두려워요' 벼랑끝 내몰리는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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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고2 3명 숨진채 발견유서엔 '진로 불안 커' 호소초중고 극단선택 매년 증가8년새 10만명당 1.5→4.1명SNS선 자해·우울증 공유도'전문가 통한 직접관리 필요'

"전문가 통한 직접관리 필요"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2학년 여학생 3명이 함께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들은 고3 진학을 앞두고 학업과 진로에 대한 불안을 나누던 사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마다 최악 기록을 경신하는 청소년 자살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될 사회적 과제라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2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시 39분께 부산의 한 아파트 화단에 여학생 3명이 쓰러져 있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왔다.

숨진 학생들은 부산 지역의 예술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친구 사이로 파악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같은 아파트 옥상에서 학생들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과 유서를 발견했다. 유서에는"고3이 되는 것이 두렵고 진로에 대한 불안이 크다"는 고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한 감정과 함께"슬퍼하지 말라"는 당부도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2명은 현장에, 1명은 휴대전화에 유서를 남겼다"며"사전 모의 정황과 유서 내용을 고려할 때 우발적 선택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폭행 등 외부의 가해 흔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건 발생 직후 부산시교육청은 공동대책반을 꾸리고 진상 파악에 착수했다. 해당 학교는 지난 21일 오전 10시 위기관리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청소년 자살률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한 본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초중고 학생 자살 사망자 수는 고등학생 106명, 중학생 93명, 초등학생 15명 등 21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 수치로, 2016년과 비교하면 7년 만에 2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학생 10만명당 자살자 수'를 뜻하는 자살률도 2015년 1.53명에서 2023년 4.11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한국 학생 자살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꼽힌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22년 전국 초중고 학생 5176명과 학부모 18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업이나 성적 때문에 불안하거나 우울한 적이 있는가'라는 문항에 전체 학생 중 47.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학업 성적으로 인해 자해 또는 자살까지 생각해봤다는 응답도 25.9%에 달했다. 지난해 '자살예방법'이 개정되며 초중고교에서 연 1회 이상 자살예방교육 실시가 의무화됐지만, 전문가들은 연 1회 교육만으로는 학생들 자살을 막기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또 교육부는 위기 학생 상담 지원 등을 위해 학교에 '위 클래스'라는 상담실을 설치하도록 지도하고 있지만 전국 초중고교 내 위 클래스가 있는 학교는 2023년 기준 8863곳으로, 4개교 중 1개교는 여전히 사각지대로 방치돼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강당에 모아놓고 단방향적으로 실시하는 자살예방교육보다는 1대1 상담이나 집단 상담 등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우울계' '자살계' 등의 계정을 개설하고 자해 인증 사진 등을 공유하며 자살에 가까워지기도 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청소년기는 동조 성향이 커지는 시기로, 주변 친구들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며"주변에서 실제 자살 사례를 보면 행동으로 옮기기 쉬워지기에 남아 있는 학교 구성원의 심리 상태를 점검해 모방 자살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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