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그치고 하늘이 개었지만 이곳 주민들에게 태양은 전혀 반갑지 않았다. 마을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뙤약볕이 집을 말리면 엄청 심한 악취가 난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구룡마을 주민들이 장마 뒤 겪는 경험이다.
집 곳곳 물 새는 개미마을 10일 아침 10시쯤 찾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구룡마을. 8일밤 내린 폭우로 집이 잠기면서 자재들이 널브러져 있다. 곽진산 기자 “아휴 밤 꼴딱 새고 힘들어 죽겠어. 자식들은 다 나갔고 얼마 전에 마누라도 떠나보냈지. 지금은 도와줄 사람이 없어.” 10일 오전 9시께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에서 만난 강석구씨는 빗물에 잠긴 집을 정리할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강씨의 집은 8일밤 내린 폭우로 흙탕물이 덮치면서 전자 제품을 비롯해 모든 가재도구가 물에 잠겼다. 비가 그친 뒤로 쉬지 않고 물을 퍼냈지만,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의 상태가 아니었다. “개울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면서 쓰레기들도 밀려오고 난리가 아니었지. 집들도 오래돼서 대부분 무너졌잖아.” 36년째 구룡마을에서 살고 있다는 강씨는 이같은 폭우는 생전 처음이었다고 했다.
골목에는 엘피지 통이 쓰러져 있었고, 아직 뜯지 않은 생수병은 진흙탕 안에 그대로 묻혀 있었다. 홍현동씨는 “집은 안 무너졌는데 다 잠겼어. 방이 그냥 냄새나고 물이 찼는데 말라야 들어가지 않겠냐”고 말했다. 10일 아침 9시30분쯤 찾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구룡마을. 강남보건소의 방역 작업으로 회색 연기가 마을을 휘감았다. 곽진산 기자 한춘희씨는 “임시 거주지도 방학이 끝나면 이동해야 하는데 여기서 어떻게 살 수 있겠냐”며 “막말로 그렇게 돈이 많은 강남구의 마을인데 도와주는 데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도랑이 범람하면서 집이 잠겼다는 이덕구씨는 “너무 무섭더라고. 물이 이렇게 넘치는 건 생전 처음이었어. 집 버리고 저 언덕으로 도망쳤다”고 했다. 이씨의 집 천장은 폭우로 반쯤 무너진 상태였다. 강남 지역보다 피해는 덜했지만, 강북의 주거 취약계층도 갑작스런 물폭탄에 악전고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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