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우의 말과 글의 풍경] 시끌벅적 팔도 언어 ‘모듬’…‘싯가’ 따라 크고 작은 행복 한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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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우의 말과 글의 풍경] 시끌벅적 팔도 언어 ‘모듬’…‘싯가’ 따라 크고 작은 행복 한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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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사연을 지니고 비린내·땀내 섞인 공간과 어우러져 살아 움직이는 이름들의미 안 맞는 간...

의미 안 맞는 간판부터 ‘스키’ ‘세꼬시’ ‘마스카와’ 같은 정체불명 일본어 유래 단어까지 소래포구 어시장은 2017년 화재를 겪은 뒤 2020년 재개장했다. 시민들이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젓갈을 사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모듬’과 ‘싯가’, 소래포구 어시장의 좌판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단어이다. ‘제주도’부터 ‘서울’까지, ‘진경이’부터 ‘수철이’까지, 반짝이는 간판은 각양각색의 상호를 펼쳐 보인다. 그렇다. 이곳은 한반도 전 지역과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의 이름이 ‘모듬’을 이룬 곳, 나라 안팎의 정세에 따라 ‘싯가’가 들쭉날쭉하는 그런 곳이다. 그리고 각지의 말이 각양각색의 삶과 어우러져 복잡한 변주를 들려주는 곳이다. 소래는 포구이지만 배가 드나드는 항구보다는 어시장으로 사람들의 머리에 각인돼 있다. 그래서 드나드는 수많은 배와 떠들썩한 경매 현장은 보기 어렵고 생선회, 젓갈, 건어물과 다양한 해산물을 파는 좌판과 크고 작은 음식점이 눈에 띈다. 큰불이 난 뒤 말끔하게 단장해 다시 문을 연 옛 시장, 그리고 수인선 철로 곁에 새로 건설된 종합어시장에는 수없이 많은 좌판과 음식점이 저마다의 이름을 내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그러나 정작 틀려먹은 건 비린내와 땀내가 어우러진 이 공간에 와서 단어의 뜻이나 규범을 따지고 있는 이 국어 선생이다. 무슨 이유, 어떤 사연에서든 가게 이름을 짓는 것은 그들의 자유다. 그들의 고향이 목포나 서산이 아니어도, ‘진경이’나 ‘수철이’가 아이의 이름이 아니어도 지역의 이름과 자녀의 이름을 걸고 ‘수산업’에서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자세 아닌가? 모듬회든 모둠전이든 게으른 국어학자들이 적절한 이름을 짓지 못하는 사이에 저들이 먼저 멋진 이름을 지은 것이 아닌가? 더 불편한 것은 ‘스키’ ‘세꼬시’ ‘마스카와’ 등 정체불명의 일본어이다. 각각 회에 곁들여 나오는 반찬, 뼈째 썬 회, 가죽을 벗기지 않고 살짝 데쳐 낸 회를 뜻하는데 일본어에서 유래했지만 발음이나 표기가 엉터리고 뜻도 모호하다. 이보다 먼저 따져야 할 것은 ‘회’ ‘사시미’ ‘생어편’의 관계이다. 한·중·일 삼국은 모두 한자를 쓰는데 어찌 된 일인지 같은 대상을 서로 다른 한자어로 쓰고 있다. 이는 이 음식이 어느 나라 음식인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라떼’보다 더 오래된 옛날이지만 세종대왕 한 장이면 두 사람이 영화를 보고 저녁까지 함께 먹을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 1만원으로는 한 사람의 점심과 ‘아아’ 한 잔을 감당하기가 벅차다. 물가는 곧 ‘시가’다. 1980년대와 현재의 1만원 가치는 각각의 시기가 결정한다. 40여년의 시간이 물가의 차이를 가져온 것이니 과거의 물가로 현재의 물가를 따지는 것은 옳지 않지만 시가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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