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10월 마이클 잭슨의 첫 서울 공연이 있었다. 마이클 잭슨이 서울에 아무런 물적 시설 없는 ‘히스토릭 투어’란 법인 명의로 ‘몸만 와서’ 공연한 까닭이다. 마이클 잭슨은 서울에 오기라도 했다.
1996년 10월 마이클 잭슨의 첫 서울 공연이 있었다. 화려한 공연은 예상치 못한 파장을 불러왔다. 세금 문제다. 200만 달러의 공연 수익에 우리 정부가 세금을 부과할 수 없었다. 마이클 잭슨이 서울에 아무런 물적 시설 없는 ‘히스토릭 투어’란 법인 명의로 ‘몸만 와서’ 공연한 까닭이다. 1976년 한미 조세조약에선 이 경우 과세할 근거가 없다. 문워킹의 감흥은 잠실경기장에 가득했지만 우리 영토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시설은 없었다. 결국 세금을 매기지 못했다. 2007년 6월 또 다른 유명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서울 공연도 비슷했다. 그 후 원천징수 등으로 이 경우 간접적으로 과세하는 방법을 어찌어찌 찾았으나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하다.마이클 잭슨은 서울에 오기라도 했다. 아예 여기 오지도 않은 기업이나 사람은 이제 어쩔 것인가. 과거엔 이 전제 자체가 불가능했다. 오지 않곤 돈 벌 방법이 없었다. 더는 아니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
디지털 기업들은 이제 돈을 번 곳에 일정 부분 세금을 낸다. ‘서울에 온 적 없다’, ‘사무실이 없다’는 게 더 이상 방패가 되지 않는다. 또한 들쭉날쭉한 각국 법인세율 차이와 상관없이 전 세계적으로 최소 15% 법인세는 어쨌든 낸다. 법인세율 낮은 나라에 클라우딩 서버를 두고 낮은 세금만 죽 내는 걸 견제하게 되었다. 국제사회의 조세 형평은 차치하고 OECD 합의는 여러모로 중요한 제도적 함의가 있다. 그간 디지털 분야에선 여러 논의만 무성했지 다자간 합의에 이른 건 이게 처음이다. 특히 미국, 중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이 합의에 이른 건 주목할 만하다. 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왜 OECD에선 성공했을까. 다른 데선 끊임없이 다투고 있지 않나.
탄탄한 기초 공사는 고정관념 타파를 가능케 했다. 국가 간 대립도 첨예하나 분명 공통분모도 있다. 이를 정리해 가려운 데를 긁어 주었다. 기존 조약·국내법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창의적 해법을 찾았다. 국내법에 넘길 것과 조약에 담을 것을 나눈 역할 분담은 대표적이다. 국내법도 중구난방 흩어지는 걸 막고자 안전장치를 두었다. 모델 조항과 해설서를 만들어 각국 국내법을 한 방향으로 모은다. 개도국을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메커니즘도 여럿 만들었다. 특히 138개국이 이미 체결한 2500여개에 이르는 조세조약을 손쉽게 개정하는 새로운 방식도 포함됐다. 전례 없는 시도들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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