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정은 천성인지라 감히 천위(天威)를 범하고 죽음을 무릅쓰며 아룁니다'.(『문종실록』 1년 2월 2일) 아들의 죄를 구원해달라는 구순의 늙은 아버지는 20년을 일인지하(一人之下) 만인지상(萬人之上)의 자리에서 세종의 시대를 빛낸 명재상 황희(1363~1452)다. 명군(名君) 세종의 정치 파트너로 백성들에게는 ‘진재상(眞宰相)’으로 불리던 황희는 사실 남들 은퇴할 나이 60에 왕 세종을 처음 만난다. 세종은 79세의 영의정 황희에게 초하루와 16일에만 조회에 참석하도록 했고(세종 23년), 83세의 영의정 황희에게 서무(庶務)를 번거롭게 맡기지 말도록 했다(세종 27년).
“신의 아들이 장물죄를 범해 관직을 삭탈 당한 지 11년이 되었습니다. 신의 나이 지금 89세이니 죽음이 조석에 달려 있습니다. 늙은 소가 새끼를 핥아 주는 심정이고 보니 아들의 일은 목숨이 다할 때까지 해소되지 못할 고통이옵니다. 부자의 정은 천성인지라 감히 천위를 범하고 죽음을 무릅쓰며 아룁니다.”
명군 세종의 정치 파트너로 백성들에게는 ‘진재상’으로 불리던 황희는 사실 남들 은퇴할 나이 60에 왕 세종을 처음 만난다. 그는 87세의 영의정으로 은퇴하기까지 무려 27년을 정승의 자리에서 때론 보조하고 때론 주도하면서 세종의 정치를 빛낸 독보적인 존재였다. 잘못된 왕의 판단을 견제하는 황희의 방식은 이러했다. “하고자 하는 바를 하는 것은 임금의 큰 법이오나 할 수 없는 것을 그치게 하는 것은 미신의 지극한 충정입니다.” 어떤 권력이 정승 황희를 거부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장남 양녕을 폐세자하고 충녕을 후계자로 세우는 과정에서 의견이 갈린 태종과 황희는 결별할 수밖에 없었다. 양녕을 옹호하고 충녕을 반대한 황희는 관직과 과전을 몰수당하고 유배형에 처해진다. 남원에서 유배를 산 지 4년, 죽음이 임박한 태종은 세종을 편안하고 충성스럽게 보좌할 재목으로 황희를 발탁한다. 자신을 반대한 신하와 그 왕이 의기투합하여 벌인 세종 시대의 국정 대화는 최상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한번은 남원부사가 대신들에게 뇌물을 뿌렸는데, 황희만이 사실을 말하고 죄를 청하자 세종은 ‘거짓말하지 않는’ 황희에게 더 큰 신뢰를 가진다. 세종은 79세의 영의정 황희에게 초하루와 16일에만 조회에 참석하도록 했고, 83세의 영의정 황희에게 서무를 번거롭게 맡기지 말도록 했다.이러한 아버지의 격조에 어울리지 않게 황 정승의 3남 1녀는 크고 작은 시빗거리를 달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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