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는 소비 위축, 가계부채 급증, 저출산·고령화, 청년실업 증가, 부동산 불안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켜켜이 쌓여 있고, 밖으로는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강화, 세계 공급망 재편, 기술 장벽 확산이라는 거센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주력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고령화로 내수는 말라가고, 청년은 더 나은 삶을 찾아 해외로 빠져나가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저출산은 소비와 관련 산업을 약화하고, 청년의 이탈은 미래 산업의 인재 풀을 고갈시키며, 부동산 불안은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한국 경제 는 지금 안팎의 위기 속에서 방향을 잃고 있다. 안으로는 소비 위축, 가계부채 급증, 저출산·고령화, 청년실업 증가, 부동산 불안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켜켜이 쌓여 있고, 밖으로는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강화, 세계 공급망 재편, 기술 장벽 확산이라는 거센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내부 균열과 외부 충격이 동시에 찾아온 2025년 한국 경제 는 ‘내우외환’ 그 자체다.
한때 고속 성장을 지속해왔던 한국 경제는 ‘성장’이라는 말보다는 ‘생존’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게 됐다. 문제는 이 위기가 일시적 충격이 아니라는 점이다. 구조적이고 복합적이며 ‘이미 시작된 미래’다.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2% 역성장했다. 3분기 만의 역성장이며 4분기 연속 0.1%를 넘지 못하는 저성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투자는 3.1%, 민간소비는 0.1% 줄며 내수 전반이 위축됐다. 내수 부진은 자영업자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고 있다. 자영업자 수는 넉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또한 올해 1분기 중소벤처기업부에 원스톱폐업지원을 신청한 건수는 2만378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2%나 늘었다. 여기에 고용 양극화와 자산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일자리를 포기하는 청년이 크게 늘고 가계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4월 청년층 고용률은 45.3%로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41만5000명에 달한다. 올 1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928조7000억원으로 20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절반을 넘어선다.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서울의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이미 10억원을 돌파했다.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3억원을 훌쩍 넘어서며 서울 집값을 끌어올렸다. 관련 통계가 나올 때마다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 주력 산업은 빠르게 경쟁력을 잃고 있다. 최근 10년 새 반도체·자동차 등 8대 주력 산업의 시장점유율은 일제히 움츠러들었다. 반도체 D램 시장 점유율은 10년 전 81.5%에서 올해는 75.9%로 줄었다. 같은 기간 자동차는 2.6%포인트, 스마트폰은 3.8%포인트 감소했다. 2차전지의 올 1분기 점유율은 18.7%로 5년 전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민간 부채 급증, 인구 고령화, 산업 경쟁력 약화 등 세 가지 구조 변화가 ‘잃어버린 20년’을 초래한 일본의 경제 구조를 닮아가고 있다고 최근 진단했다. 지금 한국 경제는 서서히 데워지는 물속에 있는 개구리처럼 위기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미래의 한국 경제는 어떤 모습일까. ‘주력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고령화로 내수는 말라가고, 청년은 더 나은 삶을 찾아 해외로 빠져나가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이 위기는 서로 연결돼 있다. 저출산은 소비와 관련 산업을 약화하고, 청년의 이탈은 미래 산업의 인재 풀을 고갈시키며, 부동산 불안은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대책이 필요한 건 모두 다 안다. 그런데도 전체를 아우르는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는 건 단기에 성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 구성을 1호 행정명령으로 내렸다. 그러나 그간 TF나 위원회 구성은 새 정부의 통과의례처럼 반복돼왔다. 고령화·산업 개편 같은 중장기 과제에는 실질적 성과를 남기지 못한 전례가 많다. 위기 상황에서 단기적 대응이 긴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장기적 비전 없이 반복되는 단기 처방은 오히려 한국 경제의 뿌리를 더 약하게 만들 수 있다. 미래를 내다보는 통합적 경제 전략이 절실하다. 새 정부가 출범하는 지금이야말로 그 첫걸음을 내디딜 기회다. 오늘의 결단이, 5년 뒤 모두에게 ‘희망을 준비한 시간’으로 기억되게 하려면.
한국 경제 한국 경제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고령화 청년실업 OPI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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