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프리즘] 트럼프의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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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프리즘] 트럼프의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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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수모를 당한 외국 대통령의 숫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하면서 남아공에서 ‘백인 농부 집단학살’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 백인 농부들이 살해당한 장소라며 사진 자료와 동영상까지 들이밀며 라마포사 대통령을 밀어붙였다. - 에디터 프리즘,트럼프,희생양,북핵 문제,트럼프 대통령,도널드 트럼프,정상회담,대통령,외교,OPINION

우연이 아니었다. 벌써 두 번째다. 세 번째 희생자가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상회담 을 하면서 수모를 당한 외국 대통령 의 숫자다. 지난 2월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 이어, 이달 21일에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이 치욕스런 경험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은 이날 정상회담 을 하면서 남아공에서 ‘백인 농부 집단학살’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에 공개된 자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 백인 농부들이 살해당한 장소라며 사진 자료와 동영상까지 들이밀며 라마포사 대통령을 밀어붙였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남아공 정부가 백인을 차별한다며 경제적 원조를 끊었고, 주미 남아공 대사까지 추방했다.회담 내내 라마포사 대통령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트럼프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라마포사 대통령은 반격성 농담으로 “죄송하다. 저는 드릴 항공기가 없다”라고 말했다. 카타르 왕실이 트럼프에게 호화 항공기를 선물했던 것을 비꼰 것이 고작이었다. 이틀 후 트럼프 대통령이 내민 집단학살 사진의 배경은 남아공이 아니라 콩고민주공화국으로 판명 났다. 트럼프가 주장한 백인 농부 1000명이 매장된 곳은 2020년 9월 피살된 백인 농부 부부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린 곳으로 드러났다. 트럼프가 잘못된 증거들을 갖고 라마포사를 공개적으로 모욕을 줬지만 되돌리기에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지난 2월 말 젤렌스키 대통령도 같은 장소에서 트럼프에게 심한 모욕을 당하고 백악관을 쫓겨나듯이 떠났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에겐 어떤 협상 카드도 없다”며 고성을 질렀다. 정상회담에서 결코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통상 정상회담은 시작하면서 덕담이 오가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한다. 이후 비공개로 바뀌면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초청한 정상에게 공개적으로 소리를 치거나 윽박지르는 경우는 볼 수 없다. 이런 장면은 트럼프 집권 시기에만 한정될 것이다. 내달 3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6개월간의 공백을 깨고 정상 외교가 재개될 것이다. 그중 가장 관심을 끄는 장면은 한·미 정상회담이다. 이르면 내달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 G7 회원국은 아니지만, 초청 대상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후 같은 달 24~26일 네덜란드에서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도 양국 정상이 마주할 수 있다. 아예 7월 또는 8월에 신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 정부와 신임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만남을 앞두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당장 관세 협상을 비롯해 한·미 동맹 강화, 방위비 문제, 북·러 밀착, 북핵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쌓여있다. 게다가 우리는 트럼프가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정상회담에서 했던 언행들을 이미 목격한 터다. 작정하고 상대국 정상이 민망할 정도로 몰아붙이는 것이 그의 외교술 중 하나라면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갖추는 것은 필수다. 자칫 어설프게 대처했다가는 공개 망신을 당하거나 예스맨으로 전락하는 꼴이 되기 쉽다. “서해 도서에 중국인을 위한 카지노를 개설하면 중국인들이 많이 와서 북한이 공격하기 어렵다”, “대북 풍선을 방치하는 바람에 대남 오물 풍선이 증가했고, 서로 쌍방소음 방송을 하면서 격화됐다”고 말할 정도의 외교안보관을 갖고 있다면, 우리가 트럼프의 세 번째 희생양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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