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한·미 경제 관계는 투자금의 용처와 관리를 둘러싼 대립이 잦을 것이다. 미국은 투자 수익이 낮은 분야에 대미 투자금을 우선적으로 쓰려 할 것이다. 대미 수출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로 추가 관세 인하, FTA 복원, 대미 투자 기자재의 한국 발주를 요구할 수 있다. - 시론,관세,협상,대미 투자금,관세 협상,투자금 관리
한·미 관세 협상 이 마무리됐다. 매년 200억 달러씩 10년간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고 1500억 달러는 조선 분야에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그 대가로 미국은 한국의 수출품에 25% 관세를 15%로 낮췄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으로 보장하던 무관세를 25%로 올려놓고 돈을 내야 낮춰 준다는 것은 인질 몸값 요구와 다를 것이 없다. 무관세로 돌려준 것도 아니니 인질범만도 못하다.
그런데도 이를 수용해야 하니 울면서 먹는 겨자가 이런 맛이겠다. 투자라지만 투자처를 임의로 정하지 못하고 손실은 한국 측이 부담하며 이익은 돈 한 푼 안 내는 미국과 나눠야 한다니 어처구니없기도 하다.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이상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이제 울며 삼키는 겨자가 쓴 약이 되게 해야 한다. 대미 투자는 앞으로 20년 넘게 이어질 장기전이 될 것이다. 최후에 웃기 위해 무엇을 준비할지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 한·미 경제 관계는 투자금의 용처와 관리를 둘러싼 대립이 잦을 것이다. 미국은 투자 수익이 낮은 분야에 대미 투자금을 우선적으로 쓰려 할 것이다. 이를 한국 측 담당자가 따지고 막아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툼과 긴장 관계를 정부는 용인하고 오히려 장려해야 한다. 투자금 관리 갈등이 한·미 관계를 부담스럽게 해도 정부는 감당해야 한다. 3500억 달러는 여러 개별 사업으로 나눠서 투입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한국 돈이 미국에서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투자처 선정은 물론 각 사업 진행을 꼼꼼히 점검할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담당 공무원의 성실성에만 의존할 수 없다. 20년 이상 지속할 과제이므로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책임질 기관이 필요하다. 이 기관이 국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투입·회수 금액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잘못이 있을 경우 문책할 제도가 있어야 긴장할 것이다. ‘대미투자법’에는 필요한 경우 투자를 유보·지연할 수 있는 유연성을 기관에 부여하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이번 투자가 한·미 통상·군사·산업동맹의 기반이 되도록 해야 한다. 대미 투자를 통해 양국 산업이 칡넝쿨처럼 얽히게 해야 한다. 양국 기업이 공동 투자하거나 종적·횡적으로 연계하는 방향으로 투자금을 운용하자. 일방적 이익이 아니라 공동 연구와 기술 공유로 상호 의존 구조를 강화하자. 산업과 자금이 실타래처럼 얽혀야 어느 한쪽의 결정에 흔들리지 않는 동맹이 된다. 또한 대미 투자를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는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연도별 투자액을 대미 무역 흑자와 연동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대미 수출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로 추가 관세 인하, FTA 복원, 대미 투자 기자재의 한국 발주를 요구할 수 있다. 관세 부과로 인해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 대미 수출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대미 투자를 빌미로 대중 교역 확대, 한·일과 한·중·일 FTA 및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등에 대해 미국의 양해와 협조를 받아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 공급망 관리 위주의 경제 안보관을 수정해야 한다. 미국이 패권 유지를 위해 중국을 겨냥하는 경제안보 정책을 시행한다고 해서 한국마저 덩달아 나서서는 안 된다. 매년 수백억 달러가 미국으로 빠져나가게 되면 한국경제는 상시적인 위기 상태에 놓이게 된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세계금융위기에 이어 이번 관세 전쟁 위기까지 한국의 경제 위기는 공급망이 아니라 금융에서, 미국에서 왔다. 중국 시장은 관세 인상으로 인해 위축될 미국 시장을 보완할 긴요한 터전이다. 미국발 외환 위기 가능성에 상시 대비하면서 중국 시장을 유지·확대하는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3500억 달러는 우리 국민의 피와 땀이다. 국내에 투자했다면 수많은 국가적 과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엄청난 자금이지만, 일단 폭풍은 피해야 했다. 이 돈이 미국을 거쳐 결국에는 한국 경제와 한·미 관계가 도약하는 발판이 되게 해야 한다. 이것이 한·미 관세 협상 이후 우리가 짊어질 장기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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