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무엇보다 전당대회 첫날 연단에 선 조 바이든 대통령의 딸 애슐리 바이든이 자신의 아버지를 소개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의 결단 이후, 젊은 유색인종 여성 정치인인 카멀라 해리스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고 미국 중부의 서민적이고 가식 없는 백인 남성, 팀 월즈가 부통령 후보가 되면서 증오와 분노가 아니라 관용과 즐거움(joy)의 정치를 내세우고 있다.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는 민주주의 정치의 본질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카멀라 해리스 대선후보의 연설은 아직 못 들었지만, 몇몇 인상적인 장면들이 있었다. 시골 동네 아저씨같이 착하고 수더분한 인상의 팀 월즈 부통령 후보의 연설이나, 카리스마와 힘이 넘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무엇보다 전당대회 첫날 연단에 선 조 바이든 대통령 의 딸 애슐리 바이든이 자신의 아버지를 소개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자기 아버지를 “평생 동안 과소 평가된 투사”라고 소개했다.애슐리 바이든의 말처럼 사실 바이든 대통령 의 진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제대로 평가받을 것 같다. 2021년 1월 20일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했을 때만 해도 심하게 헝클어진 미국의 정치 현실 속에서 바이든 대통령 이 과연 얼마나 의미 있는 업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코로나가 창궐하고, 미국 경제는 침체 속에서 허덕였다.
국제정치 무대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다양한 도전들 앞에서 흔들리지 않고 미국의 리더십을 유지해 나갔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했을 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예상과는 반대로 바이든 대통령은 단호하게 대응했다. 러시아에 미국 역사상 최강의 경제제재를 가했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를 제재하는 연합전선에 50여 국가들을 규합했다.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독재 국가들의 도전에 대응해 미국의 60여 동맹국들이나 우호 국가들과 연합하여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지탱해 나가고자 힘썼다. 사실 최근 수년간, 미국 정치와 국제 정세의 흐름은 비관적이었다. 특히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 이후 세계 도처에서 포퓰리즘, 극단주의 세력의 득세 등 ‘민주주의의 후퇴’를 보면서 세계사의 흐름이 방향을 틀었다고 생각했다. 이러다가 2차대전 직전 1930년대의 대혼란기로 되돌아가는 것 아닌지 우려가 앞섰다. 그리고 그러한 흐름의 핵심에 미국 정치의 분열과 민주주의의 후퇴가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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