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학살 취재한 구자환 감독의 ‘빨갱이 무덤’
발행 2024-05-13 17:33:53“해나 또 돌아올까 싶어서. 옛날 세상 돌아올까 싶어서 겁이 나는 거라. 아직까지 남북이 안 갈려 있는교. 갈려 있는데 겁이 안 날 턱이 있나. 겁이 나는데.”
‘온 국토가 무덤’이 될 정도로, 광범위한 학살이 벌어졌지만, 학살의 진실을 제대로 아는 이들은 드물다. 왜 알려지지 않은 것일까? 그동안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족들은 이 사실을 외부, 심지어는 자식들에게도 알리지 못한 채 숨죽여 살아야 했다. 또다시 ‘빨갱이’로 몰릴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1960년 4·19혁명 직후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유해를 발굴하려는 유족들의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1961년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족회 회장과 간부들을 군사 법정에 세우고, 용공 분자로 몰아 사형 등 중형을 선고했다.
이승만 정권은 일제강점기 전향한 사회주의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시국대응전선사상보국연맹’이란 단체를 모방해 1949년 4월 ‘국민보도연맹’을 만들었다. 1948년 12월 시행된 국가보안법에 따라 ‘좌익 사상에 물든 사람들을 전향시켜 이들을 보호하고 인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만든 조직이었다. 하지만, 이들을 지역별로 모아 사상교육을 하다가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인민군에 부역하거나 동조할 수 있다면서 학살했다. 마산 진전면 여양리에서도 1950년 7월 하순 학살이 벌어졌고 수백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 유골 가운데 일부가 2002년 태풍으로 인해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이후 그는 기자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민간인 학살 유해발굴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구례, 청원, 경산, 대전 등 4곳을 시작으로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집단 학살지를 국가 차원에서 발굴하기로 하는 등 더디지만 유해 발굴 작업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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