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81분간 차담을 갖고 국정 현안을 논의했다. 김건희 여사 문제, 의·정 갈등 등 심각한 난제들에 대해 국민 앞...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81분간 차담을 갖고 국정 현안을 논의했다. 김건희 여사 문제, 의·정 갈등 등 심각한 난제들에 대해 국민 앞에 내놓은 결과물은 ‘맹탕 회동’에 다름없었다. 한 대표의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김건희 라인 청산, 김 여사 의혹 규명’의 ‘3대 요구’에 윤 대통령은 모두 사실상 거부로 답했다. 애초 독대 요청을 물리치고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배석 형식을 고집할 때부터 예견된 것이지만, 불통·아집의 국정 운영만 재확인시켰다. 여권의 파행과 균열을 예고한 회동이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회동에 앞서 10여분간 용산 대통령실 야외정원을 산책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한동훈 대표…”라고 친근감을 표시하고, 직접 제로 콜라 준비도 지시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와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어느 것도 수용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요구엔 제2부속실 설치로 답하고, 김 여사 특검법에는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쇄신과 내각 교체 요구도 답하지 않았다. 한 대표는 그때마다 ‘침묵’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다음 회동 계획조차 잡지 못할 만큼 냉랭했다. 민심에 답해야 할 것은 회피하고 뭉개고 버티기만 한 국정 행태를 반복한 것이다. 이럴 거면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왜 만났는지 이해할 수 없다.
윤·한의 회동은 10·16 재·보선 민심을 전달하고 담판 짓는 자리였다. 윤 대통령 수용 여부에 따라 정국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었다. 한 대표는 회동을 앞두고 “ 국민이 요구하는 최소치”라고 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의 외골수 행태를 감안하면 기대가 클 수 없었지만, 민심의 최소 기대치조차 충족하지 못한 만큼 한 대표는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여당 대표의 민심 전달조차 이렇게 박절하게 무시하니 국민 분노가 윤 대통령 귀에 들릴 리 없다. 나라와 국정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윤 대통령이 일절 들을 생각을 안 하니, 외부 충격이 아니고서는 답이 없다. 특검을 통한 김 여사 의혹 규명 외에 다른 길이 없다. 한 대표와 국민의힘은 야당이 발의한 특검에 전향적으로 임해야 한다. 한 대표는 취임 때 밝힌 대로 국민의 편에 설지 말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여권의 균열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다. 모두 귀 닫은 윤 대통령이 자초한 일이다. 더 이상 국정이 민심과 동떨어져 불화하고 국가적 과제들이 표류하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출구를 찾지 못하면, 여권은 물론 국가적 비극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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