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사회에 경쟁이 존재하지 않은 적이 있었을까?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인간 욕망을 충족시키는 자연 자원과 부와 명예 등 사회적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쟁 자체를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경쟁의 질을 높일 것인가가 중요하다. 경쟁 내용과 과정이 상생과 균형을 지향하고 미래를 전망해야 한다. 무엇을 위한 경쟁이고, 어디를 향하는 경쟁인가가 관건이..
경쟁 자체를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경쟁의 질을 높일 것인가가 중요하다. 경쟁 내용과 과정이 상생과 균형을 지향하고 미래를 전망해야 한다. 무엇을 위한 경쟁이고, 어디를 향하는 경쟁인가가 관건이다. 성장과 분배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기존의 희소 자원을 어떻게 나누는가에만 관심을 두면 해결 방안을 찾기 어렵다. 미래지향형 성장과 분배의 조화라는 동태적 틀로 보아야 한다. 파이를 키워 분배에 임하면 지속가능한 경쟁 체제로 갈 수 있다.
경쟁의 시간대도 중요하다. 과거와 경쟁하는 사람이나 집단이 적지 않다. 특정 시기 사회 발전에 복무하여 공동체 발전에 헌신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사회의 내용과 과제가 달라짐에 따라 시대적 전망과 지향도 질적으로 바뀌어야 하는데도 과거에 매이는 사례 또한 드물지 않다. 과거와의 경쟁에 매몰되어 사회적 지체와 퇴행의 원인을 제공하는 부정적 영웅주의의 모습이다. 변화를 뒷받침했지만 상응하는 보상을 받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그들은 자신의 공헌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사회 발전을 희망하며 지속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도자를 자임하는 소수는 모든 것이 자신의 공인 양 권력과 지위를 차지하고, 이를 넘어 사유화하기까지 했다. 과거와 경쟁하는 모습이다.최근 '고려거란전쟁'이란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고려 현종 시대 거란의 연속된 침략 위기에서 지도자와 백성들이 국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현종의 리더십도 대단하지만 주인공인 강감찬 장군의 위기에 대한 숙고와 대안 추구 노력, 불굴의 의지와 책임의식이 압권이다.
그는 '귀주대첩'으로 거란을 대파하고 전쟁 위기를 극복한 후 자기 곁을 지켜 달라는 현종의 간곡한 청을 물리친다. 자기의 역할은 끝났으니 젊은 동량들과 함께 국가 미래를 그려 달라며 조정을 떠나는 장면은 책임의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울림을 준다. 미래와 경쟁하는 모습이다. 과거는 딛고 일어서는 디딤돌이지 갈아서 으깨는 맷돌이 아니며, 성찰의 대상이지 경쟁 대상이어선 안 된다. 역사에서 배우고 미래를 향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취하는 삶보다 해하지 않는 삶이 가치 있는 것이 아닐까? 인간 능력에는 지성, 이성과 영성이 있다. 지성은 특정 주제를 이해하는 능력이고, 이성은 지성으로 습득한 지식을 종합하여 체제를 구축하는 능력이며, 영성은 지성과 이성의 작동 방향을 조율하는 능력이다. 칸트가 인간의 판단능력을 규정적 판단력과 반성적 판단력으로 구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자가 지식이라면 후자는 지혜이다.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와 경쟁하는 것이 진정한 시대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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