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했던 꽃·나무에 말걸면자연은 말없이 사람을 위로이런 순간 사진에 담으면인생을 더 풍요롭게 가꿔
인생을 더 풍요롭게 가꿔 집은 언덕배기에 있다. 언덕길에 핀 들풀과 담쟁이, 우뚝 선 나무에 가지를 엄호하는 잎들은 매일 보는데도 어딘가 달라져 있다. 키가 자라고 가지가 늘어나고 잎이 많아진다. 집을 나설 때마다 스마트폰을 손에 챙긴다. 새롭게 생긴 취미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고 카톡을 보내고 동영상을 봤다면 사진 찍기가 추가되었다. 사진의 주된 모델은 하늘과 구름, 꽃과 나무들이다. 언제나 내 곁을 지켰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대상들이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가 아니라면 사진 찍는 재미가 더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우산을 받치고 소쇄원 입구를 지나 질퍽이는 땅을 걸으니 문화해설사의 설명에 귀 기울이는 단체관람객이 눈에 들어온다. 해설사 입담 덕인지 관람객들의 웃음소리가 사방으로 튀었다. 제월당과 광풍각을 감싼 운무는 신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빗방울에 흔들리는 분홍빛 꽃은 낯선 방문객을 향해 손을 흔드는 것 같았다. 양산보의 호는 소쇄옹으로 맑고 깨끗한 노인이라는 뜻이다. 2021년까지는 소쇄원이 양산보의 호를 땄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문화재청의 역사성 검토 과정에서 면앙정 송순이 맑고 깨끗하다는 뜻의 소쇄원이라 명명했음이 밝혀졌다. 소쇄원 건물은 정유재란 때 소실되었고, 복원·중수되어 현재의 2동만 남았다. 영조 31년 당시 소쇄원을 목판에 새긴 '소쇄원도'가 남아 있어 원형을 추정해볼 수 있다. 소쇄원은 조선 중기 호남 사림문화를 이끈 송순, 김인후, 고경명과 정철이 활발히 교류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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