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가 주한미군기지를 이용하기 위해 국내에 일시적으로 들어오는 경우엔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국방부의 입장이 나왔다. 헌법 제60조2항은 외국군이 우리 영토에 주류(駐留·일정한 곳에 주재하여 머무름)하는 경우 국회에 동의를 받도록 했는데, 자위대가 주한미군기지를
자위대가 주한미군기지를 이용하기 위해 국내에 일시적으로 들어오는 경우엔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국방부의 입장이 나왔다. 헌법 제60조2항은 외국군이 우리 영토에 주류하는 경우 국회에 동의를 받도록 했는데, 자위대가 주한미군기지를 단기간 이용하는 경우는 ‘주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주류’의 범위를 국방부가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시바 시게루 새 일본 총리가 ‘안보 매파’로 분류되는 인물인 만큼 자칫, 국방부의 이번 해석이 자칫 군사적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겨레가 4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보면, 국방부는 ‘주일미군의 물자·인력 등을 주한미군기지에 수송하기 위해 자위대기가 일시적으로 진입하는 경우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가’라는 의원실 지르이에, “일본 자위대의 주한미군 기지 사용을 위한 일시적인 진입은 헌법 제60조2항에 명시된 우리 영토 내 주류에 해당되지 않음으로 국회 동의 사항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국방부의 이런 답변인 지난달 5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같은 질문에 내놓은 응답과는 다르다. 당시 신 실장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에도 없는 진주에 해당되니까 저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가 언급한 헌법 제60조2항은 “국회는 선전포고,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 또는 외국군대의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의 주류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주류라는 단어는 한국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일본식 한자어로 ‘주둔’과 비슷한 개념이다. 그동안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군은 대부분 미군이었고 별도로 소파를 체결해 놓은 상황이라 문제가 되지 않았다.국방부의 이번 답변과 관련해 한겨레가 헌법학자·국방전문가들과 통화해보니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헌법학자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방부가 그런 유권해석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 조항에 대한 해석은 영토주권과 직결된 문제다.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강경한 안보관을 지닌 이시바 일본 총리가 정부의 이런 해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2017년 중의원 시절 자민당 내 파벌회의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 국민은 반드시 자위대가 책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국방부 해석이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로 넘어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진단도 있다. 상호군수협정은 유사시 탄약과 식량, 연료 등 군수물자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협정이다. 앞서 지난 8월2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에 대해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곧 “정부 차원에서 동의하지 않고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자신의 발언을 부인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정부 들어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넘어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한-일 간 안보협력을 더욱 확대하려고 포석을 깔아두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홍기원 의원은 “국방부의 해석이 어느 정도의 활동범위와 기간을 기준으로 했는지 따져 확인해야 한다. 우리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은 절대 불가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nited States Latest News, United States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해상풍력 발전' 갈길 먼 데…국방부 동의 완료 사업 16% 불과(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정부가 균형 있는 에너지 믹스(구성비) 달성을 위해 해상풍력 발전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해상풍력 보급 확대를...
Read more »
美 금리인하 선반영된 코스피 … 반도체 대형株가 변수국내 증시·원화값 전망반도체 목표가 잇달아 '뚝'투심 위축땐 반등 힘들 수도역외 원화값 장중 1320원빅컷 땐 1200원대 가능성
Read more »
외교·국방장관 불참에 민주·혁신당 '국회 능멸' 국힘 '민주당도 동의'10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불참하는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헌법 무시', '국회 능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두 장관 불출석에 사전에 동의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여야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
Read more »
국방부, 국회 자료제출 절차 엄격히 관리하며 ‘정보 공개 거부’ 가능성 증폭10월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기간을 앞두고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한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활발해지면서, 행정부와 국회의 자료 교환 과정이 촉박한 상황이다. 특히 국방부는 최근 훈령 개정으로 국회에 자료를 제출하는 절차를 크게 복잡하게 만들고 있어 '자료 공개 거부' 가능성을 높였다.
Read more »
'불출석 허가' 외교·국방장관, 野 반발에 대정부질문 야간출석(종합2보)(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이상현 한혜원 기자=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10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 외부 ...
Read more »
야유하는 야당 '패싱', 국힘에만 '꾸벅'...전조 보인 김용현 장관의 눈빛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임 국무위원으로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올랐다.김용현 장관의 발언이 시작됐고 더불어민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