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세상]생수 줄게, 공공음수대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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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생수 줄게, 공공음수대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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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인터뷰를 하는데 마지막 질문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조직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모범답안은 구체적이지 않아 가성비 ...

가끔 인터뷰를 하는데 마지막 질문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조직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모범답안은 구체적이지 않아 가성비 높은 개인적 실천도 같이 제시한다. 예를 들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실천으로는 메탄 가스를 내뿜는 육식을 줄이는 것이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최소 25배 강력한 반면 30년 이내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다. 한편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가성비 좋은 실천으로는 생수를 거절하는 것이다. 월급의 30%를 마시는 물에 써야 생존이 가능한 곳과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셔도 되는 곳 중 어디에서 살고 싶냐고 물으면, 생수 회사 사장만 빼고 모두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그렇지만 정작 더 싼 생수를 선택함으로써 모두에게 안전한 물을 제공할 환경이 사라진다.

생수는 ‘살아 있는 물’이라는 한자어로, 산 좋고 물 좋은 대수층이나 지하수에서 물을 퍼올려 생산된다. 지하수 채수는 강으로 흘러가는 물을 플라스틱 병 안에 가로채는 거고, 대수층 채수는 억겁의 세월 동안 지구에 축적된 물을 뽑아내는 것이다. 실제 멕시코에서는 코카콜라 공장 근처 대수층이 고갈돼 거대한 싱크홀이 생겼고, 인도에서는 생수 공장 근처 땅이 메말라 농사를 망친 농민들이 자살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오래전부터 인류는 지하수를 퍼올리고 저수지를 만들어왔으나 생수는 지역 내에서 순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알프스 기슭에서 가져온 미네랄 워터나 제주도 천연 암반수를 서울에서 사 마시면 물을 빼앗긴 지역은 메마를 수밖에 없다. 대개 생수와 음료수에 사용된 물은 시골에서 도시로, 저소득 국가에서 고소득 국가로 향한다. 그 결과 인도에서는 한 달 50만원 벌이 중 15만원 이상을 물 사는 데 써야 살아남는 영화 같은 일상이 펼쳐진다.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시민들이 배출하는 플라스틱의 약 78%가 식품 포장재이며, 그중 절반이 생수와 음료병이 다. 생수와 음료수 병만 잡아도 가정용 일회용품의 40%를 일거에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페트병 30개를 생산하는 데 원유 3ℓ가 든다. 이처럼 생수와 음료수는 원료인 물과 석유를 자연에서 가져오는데, 번 돈을 자연에 되돌려주진 않는다. 몇년 전 방문한 스웨덴에서 500㎖ 생수 한 병 가격이 3000원이라 놀랐지만 별문제가 아니었다. 모두들 자연스럽게 수돗물을 마셨고 정부 부처에서도, 좋은 식당에서도 유리병에 수돗물을 따라주는데 물은 언제나 공짜였다. 프랑스에서는 공공음수대에서 식수는 물론 탄산수도 따라 마실 수 있다. 물은 역시 누구에게나 공짜다, ‘수돗물은 마시는 물이다’라는 개념이 사회 전반에 공기처럼 떠다니는 듯했다.

플라스틱 병에 담긴 생수는 이름과 달리 고여서 죽은 물이 된다. 생수는 수돗물보다 미세플라스틱이 약 20배 더 많이 들어 있다. 얼마 전 수돗물을 끓여 마시면 탄산칼슘에 미세플라스틱이 엉겨 붙어 제거하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는 공원과 영화관 등 공공장소에서 생수는 판매 금지되는 대신 안전한 공공음수대가 놓인 사회를 꿈꾼다. 음료수를 더 싸게 사 마실 자유가 아니라 유리병 콜라처럼 재사용 용기에 담긴 음료수를 선택할 자유를 원한다. 환경이 아니라 내 통장과 건강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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