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다신 테러 안 당한다며하마스·헤즈볼라 섬멸 박차예상과 달리 전쟁 길어지며전쟁·협상파 내부분열 심화네타냐후 총리 사퇴 요구도갈등에 지친 국민 혼란 커져
갈등에 지친 국민 혼란 커져 이스라엘과 한국은 닮은 점이 많다고들 한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강한 생존력에 천연자원은 부족하나 뜨거운 교육열로 인적자원이 풍부한 나라로 나란히 표현된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와 경제·사회·정치 지표가 비슷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5만3000달러·5만5000달러이고, 인간개발지수는 193개국 가운데 25위·19위, 민주주의지수는 100점 만점에 74점·83점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이스라엘이 우리보다 모든 지표에서 앞섰으나 이젠 역전됐다.
이스라엘은 특히 민주주의 지표에서 최근 5년 사이에 빠른 내림세를 보였다. 2018년 이스라엘을 '유대인의 나라'로 한정한 유대민족 국가법이 강경 보수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극우 정치인의 주도로 통과되면서부터다. 이스라엘 전체 인구 중 유대계는 73%다. 20%를 차지하는 아랍계 이스라엘인은 '2등 시민'으로 전락했고, 특히 아랍 드루즈계는 병역의무를 다하는데도 이방인으로 소외됐다. 이스라엘은 지금 1년 넘게 하마스와 전쟁 중이다. 지난달에는 헤즈볼라를 상대로 지상전도 시작했다. 최근 두 달간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대리조직인 이들 이슬람 급진 단체의 수뇌부 제거에 집중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새로운 질서'라고 명명한 작전에서 역내 힘의 구도를 다시 짜고 추락한 안보 평판을 만회할 것이라 했다.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사령관 대부분이 폭사했고, 하마스의 사령관 무함마드 다이프,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작년 10월 기습 공격의 설계자 야히아 신와르 모두 사망했다. 이스라엘에 즉각 휴전을 압박할 수 있는 미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힘을 잃자, 네타냐후 총리는 11월 미 대선 전까지 열린 기회의 창을 이용해 거센 공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전쟁의 혼전 양상만큼이나 이스라엘인의 머릿속은 이중적이고 혼란스럽다. 사람들은 두 번 다시는 이슬람 테러조직이 평화로운 공동농장과 음악축제에서 민간인을 학살·납치·성폭행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다짐했지만 사회 분열과 갈등이 선명하다.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가 전쟁 1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량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부정 평가를 했다. 군과 정보국 수장은 하마스 완전 궤멸이 불가능하다며 총리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지 오래다. 시민들은 총리에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하고 인질 101명을 아직 데려오지 못한 책임을 격하게 물으며 사퇴를 요구한다. 게다가 둘도 없는 우방 미국과 날을 세우는 것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같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도와 진보 성향의 80%는 인질 협상, 보수파의 절반은 하마스 섬멸을 더 중요하다고 봤다.
작년 전쟁이 막 시작되던 때의 여론조사에서는 75%가 3개월 이내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고, 1년 이상 이어지리라 생각한 사람은 1.6%에 불과했다. 지금 이스라엘 사람들에겐 팔레스타인과의 공존, 국제사회의 비난을 생각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없앤 자리에 이슬람국가를 세우겠다며 연합 공격을 불사하는 급진 세력이 사라지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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