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산불] '8시간 사투' 끝에 주불 진화…축구장 530개 잿더미(종합) | 연합뉴스

[강릉산불] '8시간 사투' 끝에 주불 진화…축구장 530개 잿더미(종합)

원인 조사 결과 강풍에 나무 전도→전선 단락→불꽃 발생 추정 유형재 기자=11일 오전 강원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난 불이 주택 인근으로 번지자 주민들이 화재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3.4.11 [email protected]산림 당국은 이날 오후 4시 30분을 기해 주불 진화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오전 8시 22분께 불이 발생한 지 정확히 '8시간 8분' 만이다.

순간풍속 초속 30ｍ에 달하는 강풍 탓에 산불 진화의 핵심 전력인 헬기의 발이 묶였으나 오후 들어 바람이 잦아들고 천둥·번개를 동반한 거센 소나기가 내린 덕에 마침내 불길이 꺼졌다.강풍 타고 번지는 강릉 산불◇ 강풍에 울고, 단비에 웃고…8시간 만에 진화 성공시설물 피해로는 주택 59채, 펜션 34채, 호텔 3곳, 상가 2곳, 차량 1대, 교회시설 1곳, 문화재 1곳 등 총 101개소가 전소되거나 일부가 탔다.대피 인원은 총 557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대부분 대피령이 내려진 경포동과 산대월리, 순포리 주민들로 아이스아레나와 사천중학교로 각각 528명과 29명으로 나뉘어 대피했다.산림 당국은 화재 초기에 8천L급 초대형 헬기를 비롯해 헬기 6대를 투입했으나 순간풍속이 초속 60ｍ에 달하는 태풍급 강풍에 회항해야 했다.

오후 들어 바람이 평균풍속 초속 12ｍ, 순간풍속 초속 19ｍ로 잦아들면서 오후 2시 40분께 헬기 4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고, 얼마 지나지 않은 오후 3시 30분께 강릉 일대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거센 소나기가 내렸다.김진태 강원지사는"마지막까지 불을 다 진압하고, 재산 피해를 더 확실하게 조사해서 특별재난지역에 포함되도록 중앙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국회의원은"재난지역 선포와 관련해 아침에 행정안전부 관계자와 통화했고, 피해 규모로 봐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지사, 시장과 협조해서 반드시 선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양지웅 기자=동해안 대형 산불 발생 나흘째인 7일 오전 강원 동해시 초구동에서 피해 주민 신원준·손복예씨 부부가 전소된 주택을 살펴보고 있다. 2022.3.7 [email protected]강풍을 타고 급속도로 번지는 산불 앞에서 겨우 몸만 빠져나온 주민들은 세간살이가 잿더미로 변해가는 모습을 하릴없이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허탈하게 불이 난 집을 바라보는 주민,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고 오열하는 주민,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경찰에 제지당하는 주민 모습 등이 곳곳에서 목격됐다.강릉을 상징하는 대표적 침엽수인 소나무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소나무 숲을 벗 삼아 영업을 이어온 펜션들을 잇달아 집어삼켰다.

산림청 1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강풍으로 나무가 부러지면서 전선을 단락시켰고, 그 결과 전기불꽃이 발생해 산불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끊어진 전선 모습. 2023.4.11 [산림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산림청은 산불이 발생하자 곧장 국립산림과학원과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 관계자를 현장으로 급파해, 발화 추정지점을 보존하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현장에 단락된 전선과 발화지점이 일치하는 점, 지역 주민들도 비슷한 시간에 정전이 일어났다고 이야기하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산림청은 조사 결과에 따라 산불 원인 제공자에게 산림보호법에 따른 형사책임을 물을 방침이다.'양간지풍' 또는 '양강지풍'으로 불리는 이 바람은 '양양과 고성 간성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부는 강한 바람'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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