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리라 하였고 당신은 거위라 하였습니다모양은 같은데 짝이 안 맞는 양말처럼당신은 엇비슷...
당신은 성북동이라 하였고 나는 종암동이라 하였습니다은행알을 으깨며 유모차가 지나갑니다내가 본 ‘오리’와 당신이 본 오리가 다른 이유는 당신이 ‘거위’를 봤기 때문이다. 거위를 알아버린 눈은, 오리를 못 볼 수도 있다.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공복’이라 말할 때 당신이 ‘기근’이라 하는 것은, 서로 마음 안에 쌓인 슬픔의 차이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 손금도 다르고, 물 위에 찍힌 달을 보는 눈길도 다르다. 다르기 때문에 만났고, 다르기 때문에 헤어졌다. 서로의 심장이 너덜너덜해진 다음에야 내가 당신이었다는 것을 안다. 나의 말은 당신에게 거짓말이 되기도 하고, 당신의 거짓말은 진실이 되기도 한다.
그물망처럼 이어진 나와 당신을 제대로 보는 일, 그것은 서로의 삶 곁으로 다가가는 일이다. 서로 찢어진 생활의 그물을 함께 깁는 일이다. 우리에게 사랑의 순서는 무엇일까? 세상 모든 순서의 맨 앞에 사랑이 올 수는 없을까? ‘눈물 없이 우는’ 사람들에게 가시 없는 나뭇가지 하나 내어 주는 일. 그런 일에 순서가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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