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시진핑을 잘못 판단한 것인가? 시진핑을 잘못 판단하기는 중국인들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중국 최고지도자를 뽑는 공산당 원로들도 시진핑을 잘못 봤지 않는가? 시진핑은 누구인가? 1979년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미국 텍사스의 로데오 경기장에 등장한 덩샤오핑(鄧小平)을 기억하는가? 덩샤오핑이 모자를 흔들자 관중의 환호가 쏟아졌다. 미국이 어려움을 겪길 기다리면서 중국 경제가 먼저 더 큰 문제를 겪을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현재의 중국 상황은 매우 어려워서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중국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
“중국이 ‘매우 드라마틱한 장기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 이것은 내가 알고 있던 중국의 모습이 아니다.” 이탈리아 외교관 출신 중국 전문가 프란체스코 시시의 현 중국에 대한 시각이다.
중국 정치의 중요한 변곡점이었던 1989년에 베이징의 중국사회과학원 대학원에 입학한 후, 그는 30여 년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과 함께 중국에서 보냈다. 그의 깊은 연륜과 경험은 많은 이들이 그의 의견에 귀 기울이게 하였다. 20여 년 전, 필자는 베이징에서 시시를 처음 만났다. 커피를 마시기로 약속했는데, 그의 비서가 “미국 대사와의 면담이 연장되어 조금 늦을 것 같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는 당시 베이징에서 주재하던 서양 외교관들이 중국의 정세에 대해 궁금해하면서 자주 찾는 인사였다. 현재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그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국과 변동하는 미·중 관계에 관해 물었다.세계가 중국의 경제 상황을 보며 우려하고 있다.많은 이들이 중국의 경제 수치에 주목하는 데, 이것 못지않게 베이징에서 직접 살면서 피부로 느낀 것은 많은 중국인들이 마치 아직도 코로나 19 충격에서 헤어나지 않는 듯한 심리 공황 상태를 보인다는 점이다. 미래에 대해 불안한 것이다. ‘리오프닝’ 후에 베이징은 다시 사람들로 가득 차고 있지만, 내가 알던 생기가 가득 찼던 도시가 아니라 무기력한 침체된 분위기다. 3년간 코로나 봉쇄를 겪은 중국 사회의 내상이 생각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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