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인수 뒤 지난해 하반기에만 20명 가까운 서울신문 기자들이 줄퇴사한 가운데 지분 매각 당시 우리사주조합장이었던 박록삼 전 논설위원마저 퇴사하면서 경영진을 향해 비판 목소리를 냈다.박록삼 전 논설위원은 23일 사내 공유한 입장문에서 “떠나는 마당에 남기는 서울신문에 대한 충언”이라며 “현재 회사 경영에 책임이 큰 분들에 정중히 권유드린다. 늪으로 빠져드는 듯한 현재 서울신문 모습에 책임을 지고자 한다면, 또한 서울신문 및 후배들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이나마 남아 있다면, 새로운 서울신문을 만들 비전과 역량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호반건설 인수 뒤 지난해 하반기에만 20명 가까운 서울신문 기자들이 줄퇴사한 가운데 지분 매각 당시 우리사주조합장이었던 박록삼 전 논설위원마저 퇴사하면서 경영진을 향해 비판 목소리를 냈다.
박록삼 전 논설위원은 23일 사내 공유한 입장문에서 “떠나는 마당에 남기는 서울신문에 대한 충언”이라며 “현재 회사 경영에 책임이 큰 분들에 정중히 권유드린다. 늪으로 빠져드는 듯한 현재 서울신문 모습에 책임을 지고자 한다면, 또한 서울신문 및 후배들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이나마 남아 있다면, 새로운 서울신문을 만들 비전과 역량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이쯤에서 스스로 회사를 떠날 것을 권한다”고 했다. 박 전 논설위원은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대주주를 꾀할 당시 우리사주조합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2021년 서울신문의 19.4%를 보유하고 있던 호반건설이 대주주가 되는 걸 막고자 해당 지분을 사들이려고 했다. 하지만 매매 합의 이후 자금조달 방안 탐색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조합원들의 원리금 상환 문제가 제기돼 계획이 무산됐다. 결국 호반건설은 2021년 9월 서울신문 대주주가 됐고 이듬해 초 서울신문의 호반그룹 검증 기획기사들이 삭제됐다.이후 기자들은 줄줄이 서울신문을 떠났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20명 가까운 기자들이 회사를 떠났다. 박 전 위원은 입장문에서 “ 1년 남짓 동안 컨텐츠본부 소속 사원들 33명이 서울신문을 떠났다”고 지적했다. 내부에선 호반건설 인수 뒤 바뀐 편집국 분위기와 회사 관련 불만을 표출할 수 없는 구조를 지적한다.
박 전 위원은 2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나 개인뿐 아니라 아무 소통 없이 인사를 발령하는 걸 보고 이런 식이라면 서울신문이 구성원들과 지속가능한 무언가를 하긴 어렵겠다고 체감했다. 인수 과정에서 여러 갈등이 있었기 때문에 인수 뒤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너무 없었다”며 “젊은 친구들은 이런 조직에서 숨이 막혀 살 수가 없는 거고 움츠려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멀쩡한 조직에서 기자들이 이렇게 무더기로 대거 빠져나가는 상황이면 엄청난 비상 상황이다. 사람들이 왜 나가는지 더 이상 이런 엑소더스가 나오지 않게끔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데 문제의식, 위기의식이 전혀 없다”며 “사장 등 경영진에 책임이 절대적으로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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