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떠밀려 내놓은 듯한 입장문입니다. newsvop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압사 사고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2.10.31. ⓒ뉴시스박 구청장은 1일 입장문을 내고, 이태원 참사에 대해 “관내에서 발생한 참담한 사고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용산구민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갑작스러운 사고에 자식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을 생각하면 저 역시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불행한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내용뿐 아니라 배포 형식에서도 사과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박 구청장 입장문은 용산구 홈페이지에 게재되지도 않았다. 기존에 서울시와 용산구에 보도자료 메일링을 받도록 등록된 주소로만 배포됐다. 용산구 관계자는 “입장문을 반드시 홈페이지에 게재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구청장 사과는 시점을 보더라도, 여론에 등 떠밀려 한 듯한 인상을 준다. 그는 전날 MBC와 인터뷰에서 “저희는 전략적인 준비를 다 해왔고,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며 참사 책임론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핼러윈 행사 성격에 대해서는 “축제가 아니다”라며 “축제라면 행사 내용이나 주최 측이 있는데, 내용도 없고 그냥 핼러윈 데이에 모이는 일종의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최 측이 없다는 이유로 용산구는 안전관리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여당 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박 구청장의 ‘역할을 다했다’는 발언에 대해 적절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유상범 같은당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축제가 아닌 현상’이라는 박 구청장 언급을 두고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유 의원은 “이태원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모여 젊은 사람들 행사가 됐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안으로, 비록 법적 주체는 없더라도 늘 그 행사는 있었고, 더 신경을 썼어야 하는 부분은 100% 인정해야 한다”고 짚었다.참사 직후 박 구청장은 책임 회피로 일관해왔다. 참사 이튿날인 30일, 용산구는 홈페이지에 두 개의 팝업 창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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