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억제하자 은행자금 기업대출로 몰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9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예금은행의 9월 기업대출 잔액은 1238조2천억원으로 한 달 사이에 11조3천억원이 늘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자, 9월 기준으로는 한은이 2009년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사상 최대 기록이다.
대기업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자금수요 증가세가 이어지며 대출 증가액 규모가 8월 2조9천억원에서 9월 4조9천억원으로 2조원가량 늘었다.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도 8월보다 1조원가량 증가한 6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의 증가는 은행의 대출 확대 노력에다 추석 전 자금 수요, 월말 휴일에 따른 대출 상환 이연 등 일시적인 요인까지 겹친 때문으로 한은은 설명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9월 말과 10월 초 은행 창구의 자금 흐름을 모니터링해보니 추석 연휴가 끝난 뒤부터 상환이 많이 이뤄졌다”며 “하지만 일부 시중은행들이 10월에도 기업 대출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고 중소기업 대출 같은 경우 자금 수요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기업대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외 채권 금리가 들썩이면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한 것도 기업들이 은행의 기업대출 창구로 몰리게 하는 요인이다.
직접금융시장에서 회사채는 9월에도 8천억원 규모의 순상환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의 차환 발행보다는 은행 대출로 갈아타는 경향을 보이면서, 회사채는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순상환이 지속돼 9월까지 누적 순상환 규모가 약 7조7천억원에 이른다. 다만 9월 중 일시적인 자금 수요 때문에 공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어음과 단기사채는 2조원 순발행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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