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밀실에 감금된 유명 야구선수, 더 한 일도 있었다 프로야구 고졸 김은식 기자
▲ '고졸 연습생 홈런왕' 장종훈 3년 연속 홈런왕과 최초로 40홈런을 돌파한 홈런왕. 그는 어느새 '고졸의 희망'이 되어 있었고, 그 희망을 배신할 수 없어 대학 입학을 포기했다. ⓒ 한화 이글스
프로야구 무대에서 '고졸'에 대한 인식이 정반대로 뒤집히는 과정은 여러 차례 이루어진 제도의 변화에 의해 자극되었으며, 제도의 변화는 또한 직접적인 것만은 아니라도 사회적인 변화가 투영되어 이루어졌다. 특히 팀의 필요에 따라 2루수와 3루수를 오가며 베어스를 우승으로 이끈 호타준족의 만능수비수 구천서는 불과 한 해 전인 1981년 실업야구 상업은행 소속으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갓 스무 살의 어린 선수였다. 당대 실업야구 최고의 선수였던 상업은행의 3년차 김일권이 뒤늦게 한양대학교 77학번으로 입학한 사건이 벌어진 것이 그때였다.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야구선수들에게 은행은 덜 매력적인 선택지로 바뀌었고, 대학 입학의 문은 더욱 넓게 열린 셈이다.
대학팀 관계자들의 우려는 야구협회를 거쳐 한국야구위원회로 전달되었고, 굳이 아마추어야구와의 관계를 상할 필요까지는 느끼지 못하던 프로팀들은 1984년 11월 14일에 열린 이사회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신인 선수는 뽑지 말 것'을 결의했다. 그래서 1990년대 초중반 고교야구에서 나름대로 이름 있는 선수였다면, 프로팀 입단계약서에 서명한 다음 계열사 호텔의 밀실에 감금되었다가 대학의 입학지원서 접수마감일이 지난 뒤에야 풀려나거나, 반대로 입학지원서에 서명한 뒤 대학팀 선배 선수들 몇 명의 호위와 감시를 받으며 가족들과의 연락마저 끊긴 채 어느 외딴섬에 있는 교직원의 고향집에 갇혔던 경험 정도는 가지고 있다.
LG가 휘문고 투수 임선동, OB가 경기고 투수 손경수, 해태가 광주일고 투수 박재홍이 대학을 졸업한 뒤에라도 다른 팀에 갈 수 없게끔 '찜'을 해놓기 위해 대졸 선수 한 명씩을 입단시킬 기회를 포기한 것이다. 여전히 선수들이 대학 입학에 조금 더 기울어있던 당시로서 선수들을 대학에 뺏길망정 다른 팀에는 뺏길 수 없다는 절박감의 표출이었다. 이듬해인 1995년에는 부모님 뜻에 따라 한양대 입학지원서에 서명했지만 내심 프로에 가고 싶었던 경북고 이승엽과 경남상고 김건덕이 동시에 수능시험을 고의로 망쳐 체육특기자 커트라인 아래의 점수를 받는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한 사람은 프로팀으로, 다른 한 사람은 한양대로 진로와 운명이 갈리는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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