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림책에서 그림은 보지 않고 글만 읽으셨죠? 그림책 최지혜 기자
모임에서 그림책을 읽어 주는데, 다들 글씨를 보면서 눈으로 따라 읽는다. 글 읽기가 익숙한 성인 독자들이 그림책을 볼 때 흔히 하는 실수가 그림은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하나를 이루면서 의미를 만들어낸다. 그림책에서 그림은 글만큼, 때로는 글보다 더 중요하다.
무엇인가를 분석하면서 대상을 보면 얻는 것은 많지만 재미는 떨어지게 마련인데, 그림책은 그 반대다. 표지와 면지에 왜 작가가 이런 그림을 그렸는지, 앞과 뒤의 장면에서 달라진 것을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찾으면서 보면 그림책이 훨씬 더 재미있다. 하지만 이렇게 잡아다 주는 물고기는 때론 내 입맛에 맞지 않는다. 어떻게 요리를 해야 할지 몰라 대충 익혀 먹다 배탈이 날 수도 있다. 그리곤"역시 물고기는 내 취향이 아니야"라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 물론 남이 잡아온 물고기를 열심히 먹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참맛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디 내가 직접 잡은 물고기만 하랴.
일단 어려운 그림책을 이해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난해하고 어둡고 두꺼운 그림책은 선호하지 않는다. 세상에 그런 책들은 너무 많다. 그런데 굳이 그림책까지 그래야 할까 싶다. 무엇보다 그림책을 재미있게 읽기 위해서다. 작가의 세계관에 공감하고 그림책이 담고 있는 세상을 더 잘 만끽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도 이 '맛'을 알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모임을 열었다.사실 어떨 땐 내가 모임을 하는 건지 강의를 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혼자 떠들다 집에 갈 때도 있다. 모임을 하면서 사람들을 챙기고 일정을 조율하고 이 도서관 저 도서관을 찾아다니며 관련된 책들을 빌리고, 모임마다 몇십 권씩 그림책을 들고 가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나를 보며 안쓰러운 얼굴로 묻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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