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지 열흘이 지났지만 '한강 신드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강 작가의 문학 세계를 들여다보기 위해 중앙SUNDAY가 유 교수를 초대했다.
국문과 선배 유성호 교수가 본‘문학도 한강’ EBS가 1996년 10월 2일 방영한 문학기행에 등장하는 한강. 27세였던 그는 자신의 소설 『여수의 사랑』에 나오는 장소들을 답사한다. 사진 EBS
‘문학도 한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선배의 말이다. 연세대 국문과 84학번인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5년 후배인 한강과 오랜 문학적 교류를 이어왔다.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지 열흘이 지났지만 ‘한강 신드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강 작가의 문학수업과 문학세계를 들여다보기 위해 중앙SUNDAY가 유 교수를 초대했다. 연구년을 맞아 캐나다에 머물고 있는 유 교수는 이메일 질문지에 성실한 답을 담아 보내왔다.최근 한 인터뷰에서 “1초 만에 한승원 딸인 줄 알아봤다”고 했는데.“89년 2월 어느 날, 국문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나는 석사과정 중이었고 국문과 조교였다. 대학원 후배가 소설가 한승원 선생의 딸이 들어왔다고 귀띔해주었다. 신입생 60여 명이 모인 강의실에서 한눈에 그를 알아봤다. 한승원 선생은 영화로 만들어진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원작자로, 88년 『해변의 길손』이라는 빼어난 단편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로 널리 알려졌다.
한강은 4학년이던 92년 연세문화상 시 부문인 윤동주 문학상을 받았다. 학보 ‘연세춘추’에 수상작 ‘편지’가 실렸다. ‘그동안 아픈 데 없이 잘 지내셨는지/궁금했습니다’로 시작하는, 누군가에게 부치는 서신 형식이었다. ‘당신을 보고난 밤이면 새도록 등이 시려워/가슴 타는 꿈 속에/어둠은 빛이 되고/부셔 눈 못 뜰 빛이 되고’ 같은 격정을 담은 작품이었다. 심사를 맡았던 정현종 국문과 교수는 “굿판의 무당의 춤과 같은 휘몰이의 내적 열기를 발산하고 있는 모습이 독특하다. 그러한 불과 같은 열정의 덩어리는 무슨 선명한 조각과 또 달리, 앞으로 빚어질 어떤 모습들이 풍부히 들어 있는 에너지로 보인다. 능란한 문장력을 바탕으로 그 잠재력이 꽃피기를 기대해본다”고 뽑은 느낌을 밝혔다.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2016년 5월 방영된 KBS ‘TV, 책을 보다-2016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을 만나다’에서 소개됐다. 당시 한강은 진행자인 가수 김창완과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눴는데 책을 읽어 내려가던 김창완이 “안 읽겠다. 뒤로 가면 너무 끔찍하다”고 말한 장면이 최근 재소환돼 화제가 됐다. 『채식주의자』에 대해 유 교수는 ‘동물적 욕망과 일상의 폭력에 맞서는 식물의 상상력’이라고 정리했다.“이 작품은 함축적인 문체와 밀도 있는 구성이라는 작가 특유의 개성이 고스란히 살아 있으면서도 상처 입은 영혼의 고통을 식물적 상상력에 결합시켜 ‘섬뜩한 아름다움’을 완성했다. 여성 수난사를 기존 소설처럼 가부장제로 인한 여성 피해라는 단선적 질서로 표현하지 않고, ‘육식/채식’이라는 프레임으로 그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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