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앞에 선 성소수자 [세상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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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재 |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판사 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 소식을 접하고 한동안 들뜬 마음을 다스리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벨상이 국위 선양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기에, 문학은 국가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노

성별, 성 정체성, 나이, 장애 유무 등과 무관하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화장실’. 연합뉴스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 소식을 접하고 한동안 들뜬 마음을 다스리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벨상이 국위 선양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기에, 문학은 국가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노벨 문학상은 문학과 어울리지 않는 상이라고 삐뚜름하게 투덜거려 왔는데, 막상 좋아하는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니 가슴이 벅찼다. 그녀의 작품들이 가진 강렬함은 원래부터 존재했던 것이지 문학상 수상으로 인해 비로소 부여된 것이 아님에도 마치 그런 것 마냥 뿌듯했다. 언론과 SNS를 타고 넘쳐흐르는 기쁨의 물결에 동반하여 함께 즐거워하다 정신 차려보니 한 작가는 전쟁으로 사람들이 고통받는 시기에 잔치를 벌일 수는 없다며 기자회견을 거부하고 있었다.

한 작가가 글을 쓰며 천착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나는 그녀의 소설에서 ‘폭력’을 읽었다. 통념 내지 정상성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폭력, 국가 권력과 지배적 정치 이념에 복무하는 폭력, 각자의 ‘정의’를 뒷배로 하여 휘두르는 폭력. 그러한 폭력은 구조화되어 잘 보이지 않거나 역사적 과정에 불과하다며 정당화되거나 의도적으로 잊힌다. 한 발짝만 물러서면 폭력임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폭력을 마주한 개인의 고통은 결코 가벼울 수 없음에도 말이다. 나를 둘러싼 세상이 폭력으로 다가올 때, 그 압도적인 무도함 앞에서 사람은 어떻게 부서지고, 저항하고, 살아가게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그려냈기에, 한강의 소설에서는 역설적으로 폭력의 거대담론이 걷히고 그 안에 숨겨져 있던 사람들이 보인다. 시대의 비극이라고 결론 내는 대신 우리 주변에서 끝없이 변주되는 폭력의 구조와 가려진 개인들을 살펴보게 만든다.“상상해 보세요.

성소수자 인권을 다룬 세미나에서 강연자가 꺼낸 서두다. 강렬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무엇인지, 그것은 다름에 대한 합리적 차이인지, 아니면 같은 것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인지, 같음과 다름의 법적 기준은 어디에 놓여 있는지 등등 추상적인 개념의 연장선상에서 트랜스젠더의 사회적 성별에 따른 화장실 사용과 성중립 화장실 개설을 생각하던 중이었다. 발제자의 말은 ‘집 밖에서 맘 편히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는 개인의 구체적 삶’을 내 눈앞에 그려냈다. ‘외출 시 화장실 사용 금지’는 얼마나 폭력적인가. 그러한 폭력이 지난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펼쳐졌다.서울시교육청 교육자료에서 ‘모두를 위한 화장실’을 성별, 성 정체성, 나이, 장애 유무 등과 무관하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라고 설명한 것에 대하여, 한 국회의원이 교육부 장관에게 따져 물었다. 그의 질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대한민국은 동성애가 인정되는 나라인가, 아닌가’ 교육부 장관은 놀랍게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답한다.

작가 한강은 거대한 폭력 앞에 선 사람들을 집요하게 추적하며 ‘지극한 사랑’을 담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질기고 강한 희망이다. 그 희망에 연대하며 성소수자에게 가해진 폭력의 본질을 짚어낸 대법원의 판시를 인용한다. ‘가족 구성원에게 예고 없이 닥치는 질병과 사고 앞에서 과거 ‘의료보험이 없는 가정’은 ‘의료보험이 있는 가정’보다 의료기관의 문턱을 더 높게 인식하였다. 그들은 의료기관의 문턱 밖을 서성이는 외부자로서 제도로부터 ‘배제된 신분’임을 깨닫는다. 배제에서 오는 소외감은 사회구성원으로 한 개인이 가지는 존재가치를 잠식한다. 사회구성원으로서 한 개인이 이룬 동반자 관계가 오직 동성 간의 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가가 운영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인 건강보험제도의 보호에서조차 공식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당사자에게는 사회와 국가의 공인된 보호를 받을 존재가치를 부정당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인간 그 자신을 이루고 있는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따라 스스로 인격을 형성하고 가정공동체를 이루며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할 권리에 대한 감내하기 어려운 중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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